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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미국대선] 케리, 12개州 석권…후보 확정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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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지명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존 케리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1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와 테네시주 예비선거에서도 압승,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케리 의원은 버지니아주에서 52%, 테네시주에서 41%의 득표로 각각 1위를 차지해 지금까지 14개 주에서 치러진 예비선거 또는 코커스(당원대회) 중 12개 주를 석권했다.

◇굳어지는 대세론=이로써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케리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7월 말 보스턴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전망이다.

그는 북동부 뉴햄프셔, 중부 미주리, 남서부 애리조나, 남부 테네시 등 미 전역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케리 의원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당장 겨뤄도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의 여론조사 결과 '부시 대통령을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민주당 유권자의 75%가 케리 의원에게 투표했다.

케리는 또 '북부 출신은 남부에 약하다'는 통설을 뒤집었다. 그는 버지지아주에서는 52%의 압도적 우세로, 테네시주에서는 41% 득표로 1위를 했다.

버지니아주의 경우 1964년 민주당 존슨 후보 이후 40년간 계속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승리한 공화당의 아성이다. 그러나 이번 경선에는 40만명이 투표장에 나와 88년의 36만명 기록을 깰 정도로 민주당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케리 후보는 승리가 확정된 뒤 "우리가 공유하는 공정함.애국심, 희망과 근로에 대한 믿음 등이(남부냐 북부냐의) 지역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변수는 없나=노스 캐롤라이나 출신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이 유일한 변수다. 그는 바로 위의 주인 버지니아에서 27%를 득표했다. 기대엔 못 미치지만 테네시에서 27%의 득표로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사령관을 앞질렀다. 케리보다는 못해도 남부 대표주자로서의 잠재력을 입증한 것이다.

클라크 후보는 출신 지역인 아칸소주의 바로 옆 주여서 적잖이 기대했던 테네시에서조차 3위(23%)로 밀려 11일 경선 포기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그렇게 되면 에드워즈는 유일한 남부 후보가 된다. 테네시주의 경우 에드워즈가 클라크가 얻은 표를 모두 흡수한다고 치면 50%가 돼 케리 의원의 41%보다 훨씬 높다.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의 몰락 행진은 이번에도 계속됐다. 그는 버지니아에서는 7%, 테네시에서는 4%의 한 자리 득표에 그쳐 생존 능력을 의심받고 있다. 딘은 오는 17일의 위스콘신주 경선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 거기서도 케리 후보가 앞서고 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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