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치러진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했거나 약간 까다로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언어, 수리 '나' 영역의 일부 문제는 난이도가 높아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번 수능은 등급제가 적용되는 첫 번째 시험이다. 등급제는 수험생 성적이 점수표시 없이 영역별 등급(1~9등급)으로만 제공되는 것이다. 정성봉(한국교원대 교수) 수능 출제위원장은 "영역과 선택과목별로 등급에 공백이 없도록 노력했다"며 "전반적인 난이도는 지난해와 올 6, 9월 모의고사 수준으로 맞췄다"고 밝혔다.
수험생들은 비문학 문항에서 까다로운 제시문이 나온 언어 영역이 지난해보다 약간 어렵거나 비슷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리 '가'형(자연계)은 지난해보다 약간 쉬웠고, '나'형(인문계)은 조금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정 위원장은 "수리 '가'형은 올 9월 모의수능에서 1등급 비율이 기준(상위 4%)보다 2%포인트 많은 6%를 넘어 난이도를 일부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어(영어) 영역은 지난해와 유형이 비슷해 대체로 평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회.과학 탐구 영역은 반응이 엇갈렸다. 홍주연(서울 청담고)양은 "전체적으로 어렵지는 않았지만 사회문화는 좀 까다로운 문제가 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전영재(서울 경신고)군은 "지구과학I은 천체 부분이, 화학II는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며 "선택과목별 난이도에 따라 손해를 볼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휘문고 신동원 교사는 "수능 결과가 9등급으로만 제공되기 때문에 난이도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자신의 수능 등급 점수가 가장 유리하게 적용되는 곳을 골라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9일까지 시험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28일 최종 정답을 발표한다.
양영유 기자
◆수능 등급제=올해(2008학년도) 수능부터 도입됐다. 수험생에게 영역.과목별 원점수와 표준점수.백분위를 알려주지 않고 등급(1~9등급)만 제공한다. 1등급은 상위 4%까지, 2등급은 그 다음 7%까지, 3등급은 그 다음 12%까지 나눠 구분한다. 등급 구분 점수에 동점자가 몰리면 상위 등급을 부여하고 다음 등급 해당자는 그 비율만큼 줄인다. 성적표는 12월 12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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