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무용계>가을걷이에 나선 무용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무용계가 지난 여름의 휴식기를 끝내고 가을걷이에 나섰다.굵직한 무용제가 잇따라 열리고 중견 무용가들의 창작 발표도 줄을 잇고 있다.오는 13일 창무국제예술제를 시작으로 서울무용제,전국 시도립무용단 무용제가 가을 춤판을 열고 전위무 용가 홍신자씨,김숙자씨,박인숙씨등이 창작 춤사위를 앞다퉈 선보인다.
유럽과 우리나라의 실험성 강한 예술을 선보이는 94창무예술제는 국내 최초로 소극장에서 열리는 전위 예술제.13일부터 11월5일까지 창무포스트극장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국내외 합동팀 1개,국내 3개,국외 4개등 총 8개 공연단 체가 참가,독특한 철학과 예술성을 선보인다.
프랑스 카마르고 현대무용단,이탈리아 오기 댄스그룹,인도 사랄라 쿠마리 무용단,네덜란드 마임이스트 유니스 모리스,독일 재즈베이스 연주자 시론 노리스등이 다양한 장르의 외국예술가들이 초청됐고 국내에선 창무회와 타악기 그룹 푸리,마임 이스트 이건동씨가 참가한다.특히 창무회의 이번 공연에는 이대 교수직을 물러난 91년이후 춤판에 서지 않았던 김매자씨가 『숨』 『춤본2』등에 출연,본격 재기무대를 펼친다.
21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개막되는 서울무용제에는 한국무용 4팀,발레 3팀,현대무용 3팀등 10개 무용단과,본선에 올라 11월 8일까지 열띤 경연을 펼친다.
한국무용에는 ▲장유경무용단 ▲김광자무용단 ▲금슬무용단 ▲백현순무용단,발레는 ▲애지회 ▲미오로시발레단 ▲김화례발레단이,현대무용은 ▲장정윤무용단 ▲정옥조무용단 ▲가림다현대무용단이 두팀씩조를 이뤄 3일씩 공연을 갖는다.또 14일부터 18일까지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제6회 전국시.도립무용단 무용제에는 부산 대전 광주 서울 대구 경기 창원 인천등 8개 시.도립무용단이 지방춤의 서울나들이를 갖는다.김숙자 박인숙 홍신자로 이어지는 중견무용가들의 춤사위는 모두 창 작무용으로 재공연 작품이란게 특색.
6,7일 문예회관대극장에서 공연되는 김숙자한울무용단의 『링반데룽』은 황순원씨의 원작소설을 창작춤으로 재구성한 것.91년 문예진흥원 공연예술 창작활성화 작품으로 선정됐던 작품으로 이번공연은 자연보호기금 조성을 위한 특별무대로 꾸며 진다.80년부터 창작안무를 고집해온 김숙자씨의 대표작 『링반데룽』은 인간의착시현상을 춤으로 풀어내 한국무용의 새틀을 마련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6,7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리는 박인숙의 『마리아 컴플렉스』는 낙태를 소재로 우리사회에 만연된 생명경시풍조를 고발한 작품.91년 초연당시 박인숙 특유의 극적 상황을 최고조로끌어 올리는 춤사위로 객석의 주의를 끌었던 작품 .낙태로 인해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여성의 내면이 무대위에 진솔하게 펼쳐진다.이번 공연에는 희곡작가 홍원기씨가 대본을 쓰고 무대미술가 이태섭씨,영상 디자이너 김창유씨등 젊은 타분야 예술가들이 가세해 보다 생동감 넘치는 무 대를 꾸며낸다.
***『명왕성』… 잠재의식 형상화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14일부터 사흘간 펼쳐지는 웃는돌 무용단의 앙코르공연 『명왕성』은 세계적인 무용가 홍신자씨의 대표적 작품.국내최초의 사단법인 무용단인 웃는돌 무용단의 창단기념 공연으로 지난 5월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92년 뉴욕의 라마마극장에서 초연돼 당시 현지 언론으로부터 「인간적인 숨결이 느껴지는 작품」이란 찬사를 받았다.이야기 전개방식을 피하고 시공을 초월한 잠재의식을 다양한 이미지로 형상화한 이 작품은 춤으로 꿈을 얘기하는 2인무 와 사랑의 상처를 절절히 표현하는 3인무등 곡예에 가까운 몸짓과 유희적인 놀이로 푸짐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李正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