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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혈당과 싸운 나의 30년 기록 건강한 생활 가능하단 증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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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어요. 당뇨 카페(http://cafe.naver.com/dmtype1.cafe)를 운영하고, 이렇게 책까지 낸 것은 1형 당뇨 환자들도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지요.”

최근 『춤추는 혈당을 잡아라』 『당뇨로부터의 자유』라는 두 권의 당뇨 관리서를 펴낸 진철(40·사진)씨. 원고지 4000장이 넘는 방대한 작업을 하게 된 동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언젠가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소녀가장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인슐린 주사를 맞고, 이사를 가기 위해 짐을 싸다 피곤해 잠이 들었는데 수면 중에 저혈당에 빠진 것이지요.” 의사는 교과서대로 인슐린을 처방하지만 실제 환자의 혈당치는 식사·운동량·심리상태에 따라 시시각각 요동을 치게 마련. 따라서 자신이 먹고, 소모하는 열량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인슐린의 양을 조절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체중이 줄고, 다뇨·다음 증상이 있었지만 민간요법에 의존하다 결국 실신까지 하고, 병원에서 3일 만에 깨어났다.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편리한 혈당측정기가 없었어요. 그래도 하루 세 번 소변으로 당검사를 하고, 밤에는 두 시간씩 달리기를 했지요.” 책에 소개된 혈당 변화 그래프는 이미 중학교 때부터 닦아온 실력이다.

본격적인 관리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노트를 준비해 하루 10회(식전 1회, 식후 2회, 취침 전) 혈당을 기록하고, 혈당치에 맞게 지속형 인슐린과 초속효성 인슐린 주사의 용량을 정해 이상적인 혈당(120∼180)을 유지하고 있다. 그 덕에 당뇨 진단을 받고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합병증 전혀 없이 요가·등산·웨이트 트레이닝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긴다.

“아이가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부모들은 대부분 절망합니다. 20·30대에 합병증이 일어나 결혼은커녕 직장생활조차 못할 것으로 생각하지요. 하지만 혈당치의 변화를 알고 대처하는 방법을 터득하면 건강한 생활을 하는 데 아무 지장을 받지 않습니다.”

그의 책은 철저하게 환자 중심이다. 자신의 임상 체험을 기록함으로써 의사에게 들을 수 없는 실질적인 정보가 담겨 있다.

글=고종관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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