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보따리장수 노려 러시아은행 한국상륙 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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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러시아은행이 한국상륙을 시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한국진출을 위해 최근 여기저기 문을 두드리고 있는 곳은 군사항으로유명한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C은행.
순수 러시아자본으로 설립된 것으로 알려진 이 은행의 관계자들이 얼마전부터 은행감독원과 수산청등을 찾아다니며 절차와 허가기준등을 문의하는등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브네쉬토르그뱅크」「브네쉬코놈뱅크」「스베르벵크」등 러시아의 「빅 스리」은행들도 아직 가만히 있는데 유독 극동항구의 조그마한 이 은행이 한국진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최근 부산항에 몰리고 있는 러시아선박과 보따리장사꾼등을 겨냥한 것이 란게 우리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국을 찾는 러시아인들만 상대해도 당장 장사가 되는데다 앞으로 급속도로 확대될 양국간 교류에 대비,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요즘 부산항을 찾는 러시아선박은 1년에 약1천척을 웃돌고 있으며 앞으로 그 수는 더욱 늘 어날 것으로 관계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이 은행이 조만간 국내에 진출할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외국계은행이 한국에 진출하려면 우선 자산기준으로 세계 5백대 은행에끼여야하나 현재 이 기준에 맞는 러시아은행은 하나도 없다는게 은행감독원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금융시장 개방방침에 따라 까다로운 조건들이 많이 줄어든데다 은행진출은 아직 호혜(互惠)주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양국간의 「정치적 고려」가 감안될 경우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金光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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