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小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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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소란하던 형세(形勢)가 다소 안정(安定)을 되찾은 것을 소강(小康)이라고 한다.소강국면이니 소강상태가 그렇다.그러나 본디이 말은 중국의 정치에서 유래되었으며 그 뜻도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공자를 비롯한 유가가 주장하는 이상적인 정치형태는 덕치(德治)다.통치자가 훌륭한 덕(德)을 갖추고 이것을 바탕으로백성들을 감화(感化)시키는 형태다.역사상 요(堯).순(舜).우(禹).탕(湯).문왕(文王).무왕(武王)의 이른바 태평 성대(太平聖代)가 그것으로 그들을 성왕(聖王)이라고 했다.그러나 같은 태평성대였지만 엄격하게 따지면 정도의 차이는 있다.요순시대는 네 것 내 것의 구별이 없었으며 밤에는 문을 잠글 필요가 없었고 길에 떨어진 금덩이도 줍지 않을 정도 로 평화롭게 살았는데 그것이 대동세계(大同世界)였다.
그러나 우 임금부터는 사유관념이 팽배하여 네 것 내 것을 따지게 되었다.자연히 다툼이 생기고 이것을 규제할 예의.윤리 같은 것이 만들어졌다.그렇지만 성왕들이 잘 다스렸으므로 혼란은 없었는데 이것이 소강시대다.대동보다는 못한 시대인 것이다.
최악의 경우는 공자가 처해 있던 춘추시대다.전쟁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는데 이것이 난세(亂世)다.공자는 난세에서 소강을 거쳐 대동으로 갈 것을 주장했다.그렇다면 소강은 난세와 대동의 중간쯤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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