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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초점>군기해이 원인 집중성토-인사불공정.군위상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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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정감사 초반에 가장 곤욕을 치르는 장관은 이병태(李炳台)국방장관인 것 같다.李장관은 때마침 터진 육군초급장교의 무장탈영사건으로 의원들의 호된 질책을 받아야 했다.
의원들은 29일에도 전날에 이어『창군이래 초유의 사건』이라며여야를 가리지 않고 군기(軍紀)의 해이를 개탄했다.의원들은 28일 저녁 李장관이『원인을 철저히 분석한뒤 재발방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한 답변이 『원론적이고 부 족하다』면서 계속 이문제를 집중 추궁했다.여야의원들은 논란끝에 김동진육군참모총장과 해당부대인 53사단장을 출석시키기로 했다.
대부분 군출신인 여야의원들은 여러가지의 원인을 적시했다.▲군의 위상하락에 따른 사기저하▲군민주화의 역(逆)작용▲안보의식의해이▲상명하복(上命下服)을 바탕으로 한 지휘계통의 붕괴▲불공정한 인사와 상벌(賞罰)▲신세대의 의식변화등이 군 의 기강해이를불렀다는 지적이었다.
민주당 장준익(張浚翼.전국구)의원은 의식구조의 변화를 꼽았다.『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희생과 봉사를 모르는 신세대의 출현이 낳은 현상』이라는 진단이었다.민주당 정대철(鄭大哲.서울 중구)의원은 『사병이 장교를 구타하는 하극상의 현 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단발성사건이 아님을 강조했다.
민주당 강창성(姜昌成.전국구)의원은 신상필벌의 원칙이 무너진것을 원인으로 들었다.『가깝다고 봐주는가 하면 문제가 생겨도 언론이 모르면 넘어가고 언론에 나면 처벌하는 등 무원칙한 처사로 상명하복의 전통이 무너졌다』는 주장이었다.
민주당 임복진(林福鎭.광주 서을)의원은『90년이후 하극상이 해마다 1백건이상 발생하는 것은 군기관리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군의 사기와 군기관리를 위한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역설했다.여당의원들도 나서 문제점을 따졌다.민자당 정호용(鄭鎬溶.대구 서갑)의원은 『안보논리가 통일논리에 밀려 안보를 걱정하는 사람은 수구파.극우파로 매도되는데 군의 사기가 올라갈 수있느냐』고 반문했다.그는 『과거에는 군의 정치적 중립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정치로부터 군의 중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군수뇌부가 흔들리고 있음을 주장했다.
민자당의 정석모(鄭石謨.전국구)의원도 『군의 기강이 송두리째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개탄했고 윤태균(尹泰均.민자.전국구)의원도 장교들의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한 특별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이에대해 李장관은 『군의 생명인 자 긍심과 명예가훼손된데 대해 더할 수 없는 부끄러움으로 깊이 반성한다』며 군을 책임진 장관으로서의 「괴로움」을 표시했다.李장관은『전입 3개월된 초임 소대장의 지휘통솔능력 부족에 따른 현실도피의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며『군은 신세대 장교의 보직을 특별관리하겠다』고 보고했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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