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주부 전문직 부업바람-꽃공예.번역등 전공 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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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신세대주부들 사이에 전문직 부업 바람이 불고있다.남부럽지 않은 전공을 갖고도 직장에 남지않고 가정을 택한 신세대주부들이 결혼후 전공을 살려 전문직에 버금가는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들은 업종에 따라서 소득도 높아 직장여성들의 수입을 무색케할 정도다.
꽃공예 강사인 박준정씨(30.서초구잠원동)는 1주일에 두번 청담동에 있는 꽃공예학원 「꽃세계」에 나가 주부와 학생들을 가르친다.박씨는 학생때부터 관심을 기울였던 디자인.디스플레이 실력을 바탕으로 결혼후 꽃공예에 입문,작년 국가자격 증을 취득한후 3개월전에 강사가 됐다.가끔 외부에 출강하는 박씨의 한달수입은 1백만원정도.
『꽃공예는 창작이죠.일반 부업과 달리 전문성을 보장받고 일할수 있어 좋아요.가사일도 소홀히 하지 않으니 남편도 전혀 불만이 없죠』라고 박씨는 자신있게 말한다.
중.고교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양주희씨(27.서대문구연희동)는남편이 다니는 광고회사에서 부탁하는 영문서류를 번역한다.직장생활도 해 보았지만 그다지 활동적이지 못한 양씨에겐 번역이 적성에 맞다는 것.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해 번역에 큰 도움이 된다.일이 한달에 두세번 정도 들어오는데 집안일 하면서 해내기에 충분하다』고양씨는 말했다.한번에 9시간 정도 번역하면 10만~15만원 정도를 받는다.
삼성동에 사는 김정복씨(30)는 어릴때부터 15년이 넘게 플루트를 만져온 準음악가.그냥 두기에는 재능이 아까워 1주일에 한번씩 집에서 동네 어린이 4명에게 플루트를 가르친다.결혼후 플루트를 만져볼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교습을 시작 한 후 다시플루트를 즐기게 된데다 어린 제자들과 함께 하는 재미도 쏠쏠하기만 하다.수입은 월30만원선.
이밖에도 신세대주부들은 개성을 살린 수영강사.자유기고가.신부화장 전문가 등으로 활약하며 각자의 전문성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가사와 일을 병행하는 것은 다원화 사회에서 여성의 슬기로운 직업참여현상이라 할 수 있다』고 김정선교수(이화여대 사회학과)는 말했다.
〈申容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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