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공동체 만들어갈 인문학적 상상력 키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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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제26주년 유엔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2007 Peace BAR Festival’이 7일 경희대에서 막을 올렸다. 경희대(총장 조인원)가 세계평화의 날이 제정된 1981년 이래 매년 주최해온 행사다. 올해의 주제는 ‘전환적 도전:새로운 인성과 공동체를 찾아서’.

 메인 행사는 8∼9일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국제학술회의다. ‘문화다양성 시대의 이성’ ‘미학, 소통 그리고 인성’ ‘공동체와 삶에 대한 성찰’ ‘국가정체성과 시민사회’등 4개의 세션으로 구성된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들과 대립하지 않고 공생하면서 ‘열린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새롭게 창출해보는 자리다.

 볼프강 벨쉬(독일 예나대·철학) 교수가 ‘이성과 문화-횡단적 연계성과 문화횡단성’이란 논문으로 첫 발표에 나선다. 벨쉬 교수는 “이성은 본래 문화 간 경계를 횡단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인류가 오랫동안 꿈꾸어온 ‘인류 가족’을 이룩하게 할 것이므로, 현재 유행하는 ‘이성과의 작별’ 흐름에 가담하지 말자”는 주장을 펼친다. 개개인의 감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모든 가치가 상대화되는 세태의 흐름에 밀려 점차 위축되어온 전통적 이성의 통합 능력이 재조정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최재천(이화여대·생명과학) 석좌교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새로운 개념 규정을 통해 분열된 인류와 자연의 통합 가능성을 모색한다. 최 교수는 “만약 이 행성에서 더 오래 살아남으려 한다면,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이름을 버리고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공생하는 인간)’로 우리 스스로를 재확립해야 한다”는 제안을 논문에서 밝힌다.

 이밖에 제롬 방데 유네스코 예측국장의 “미학, 소통 그리고 인성”, 롭 스톤즈(영국 에섹스대·사회학) 교수의 ‘시민의식의 확장-도덕철학, 내러티브 스토리텔링, 그리고 사회이론의 역할’, 존 아이켄베리(미국 프린스턴대·국제정치) 석좌교수의 ‘하나로서의 세계-보편주의, 세계주의 그리고 지구시민사회의 규범과 원리를 찾아서’ 등이 발표된다.

 국제학술회의 이외에 대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경희공동체 심포지움’ ‘경희 학생포럼’ ‘경희자원봉사축제’ 등의 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행사 명칭인 ‘BAR’에는 “정신적으로 아름답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며, 인간적으로 보람 있는 (BAR-spiritually Beautiful, materially Affluent, humanly Rewarding) 지구촌 인류사회를 전망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02-961-0995~6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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