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버팔로 마지막 등불 이경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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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프로축구 꼴찌팀 전북 버팔로의 유일한 희망 이경춘은 요즘 만감이 교차한다.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고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 당당히 출전할 수 있게 된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름을 억누를 수 없다.
그러나 이 순간도 잠시뿐.창단된지 채 1년도 안돼 해체의 비운을 맞은 팀동료들을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미어진다.
그래서 이경춘은 녹색의 그라운드만을 정복해야할 유일한 대상으로 삼았다.그라운드를 열심히 휘젓고 다니는 것만이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수 있는 길로 믿고 있다.
실제로 올림픽대표(7일).우크라이나팀과의 1차 평가전(11일),그리고 UAE대표팀과의 3차평가전(19일)에서 그가 보여준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의 플레이를 지켜본 비쇼베츠감독도 『경춘이의 투지가 무섭다.서툰 감이 없진 않지만 사이드어태커로서의 기대가 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몸이 부서지는 날까지 사력을 다할 각오예요.아시안게임후엔 팀에 복귀,동료들과 몇게임이라도 더 뛰고 싶구요.』어금니를 악무는 李의 양어깨에 황금빛 금메달의 꿈이 영근다.
〈鄭太熙기자〉 ▲69년4월4일생▲부산동명공고→아주대졸▲1m82㎝.80㎏▲1백m기록 12초1▲93년 이영희(李英姬)씨와 결혼,1남1녀▲92년 대우입단,94년 전북으로 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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