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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씨, 가수 50년 ‘MY WA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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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데뷔 50주년을 맞은 가수 현미(70·본명 김명선·사진)씨가 생애 첫 베스트 음반을 내고, 이달 말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 그는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하다”며 “가요인생 50년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베스트 음반과 공연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역 가수가 데뷔 50주년 기념공연을 하는 것은 현미씨가 처음이다. 이번에 나온 음반의 타이틀은 ‘마이 웨이(MY WAY)’. 그의 53번째 앨범이다. 현미씨의 남편이자 국내 가요계의 큰 별이었던 작곡가 이봉조(1987년 타계)씨의 유작이 이번 음반에 실렸다. 타이틀곡 ‘당신이 남긴 모든 것’은 이 씨가 죽기 전 부인을 위해 만들어 놓은 노래로 20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히트곡 ‘밤안개’는 1962년 녹음한 LP 원음을 그대로 수록했다.

현미씨의 베스트 음반발매와 50주년 기념 공연은 곧 가수로 데뷔하는 장남 영곤(45)씨의 설득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이씨는 “어머니가 데뷔 50년이 되도록 베스트 음반 한 장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가족처럼 지내는 작곡가 하광훈 씨와 이번 앨범 작업과 공연을 논의했다”며 “아버지도 하늘에서 뿌듯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작곡가 하씨는 “현미 씨가 두 시간 만에 7곡을 거뜬히 녹음하는 것을 보고, 앞으로 10년은 더 하실 수 있겠다고 느꼈다”며 “작업에 임하는 열정과 집중력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현미씨는 기자회견에서 “87년 남편을 심장마비로 잃은 뒤 야간업소를 뛰며 미국에 있는 아들들의 학비를 댔다”고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건강하게 노래할 수 있는 것은 하늘에 있는 남편이 나를 도와주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목소리가 안나올 때까지 노래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미씨는 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 부모의 반대로 가수의 꿈을 접어야 했던 장남 영곤씨도 이날 무대에서 데뷔한다. 현미씨는 57년 미8군 무대의 무용수로 일하다 어느 여가수의 대타로 무대에 오르면서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 ‘밤안개’ ‘보고 싶은 얼굴’ ‘떠날 때는 말없이’ 등의 히트곡을 냈다. 조카 노사연(가수)·한상진(탤런트), 며느리 원준희(가수)씨가 연예인으로 활동 중이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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