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폐교된 학교에 부지기증한 주민들 땅 반환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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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大邱=洪權三기자]농촌인구 감소로 문닫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학교부지를 기증한 인근 주민들이 땅 반환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라 교육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3월 폐교된 경북영일군흥해읍남송3리 흥해국교 남송분교 인근 주민들은 『학교용지로 땅을 기부한만큼 폐교된 땅은 주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주민들은 지난 63년9월 학교를 짓기위해 자신들의 밭과 집 8백 여평을 기증했으나 폐교뒤 교육청이 1천3백20평을 매각하자『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채 교육청이 임의로 처분했다』며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또 지난 2월 폐교된 안동군임동면 고천분교 인근 주민들도『학교가 없어진만큼 증여의 목적도 사라졌다』며 부지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남송분교 인근주민 30여명은 13일 경북교육청을 방문,농성을 벌이며 학교땅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등 집단행동에 나서 교육청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주민 朴모씨(68)는『학교용지로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 땅은 당연히 주민들에게 돌려 주어야 함에도 교육청측이 특정인에게 학교부지를 매각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경북도교육청측은『당시 주민들이 기증한만큼 소유권은 교육청측에 있다』며 『주민들이 법을 넘어서는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타협안을 마련하겠지만 반환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요구를 할 소지가 있는 것이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 관내에는 현재 1백73개의 문을 닫은 국교중 주민들의 기부로 학교를 설립한 곳이 84개교며 기증된 땅은 14만평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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