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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소년 송유근, 중국 천재 만나 미래 컴퓨터를 논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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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송, 보고 싶었어요. 많이 컸네요. 이젠 인터넷 검색도 잘하겠지요?”(해리 셤 박사)

“네. 요즘은 매일 밤 미국 MIT 대학의 ‘열린 강좌(OpenCourseWare)’에 접속해 전자기학 공부를 하고 있어요.”(송유근)

2일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한국의 천재와 중국의 천재가 다시 만났다. 한국 천재 송유근(10)군은 지난해 인하대에 입학한 뒤 거의 모든 과목에서 A학점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이자 이 회사 아시아 연구소장인 해리 셤(40) 박사는 중국 천재로 불린다. 2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한 ‘21세기 컴퓨팅 컨퍼런스’ 참석차 방한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송군은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 아시아연구소를 방문해 셤 소장을 만났다. 당시 셤 소장은 “천재도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며 “여유를 갖고 천천히 재미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번 만남도 영재의 길을 배우려는 송군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인사말이 끝나자 송군의 호기심이 발동했다. 태블릿 PC(글을 쓰면 바로 파일로 저장되는 컴퓨터)로 양자역학에 관한 행렬 수식을 쓰면서 질문을 던졌다.

“학교에서 양자역학을 공부하고 있는데요. 아마 30년 후에는 양자 컴퓨터(수퍼 컴퓨터보다 처리 속도가 빠른 미래형 컴퓨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고요. 그러면 윈도(컴퓨터 운영체계)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하하, 정말 예리한 지적인데요. MS는 아직 그런 준비까지는 못하고 있는데. 프린스턴 대학의 폰 노이먼 교수가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리틀 송 같은 사람이 답을 찾아줬으면 해요.”

송군은 이어 MS의 독점의 폐단을 지적했다.

“모든 사람들의 컴퓨터에 윈도만 떠요. 그런데 다들 윈도를 사용한다면 컴퓨터 세계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요. 새로운 것을 발견하지 못하게 될 것 같은데요.”

“균형이 중요해요. 표준화를 통해 사용자 편의를 고려해야 하고 다양성도 추구해야겠죠. 전압을 사용하는 기기를 보세요. 모두 220V나 110V로 통일됐죠. 하지만 연구기관에서는 리눅스나 유닉스 등을 사용하기도 해요. 다양성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송군은 처음에는 영어로 질문하다 잘 안 되자 통역을 부탁하기도 했다. 송군이 부끄러워하자 셤 소장은 “내가 10살 때는 영어를 전혀 못했다”며 용기를 북돋워줬다.

셤 박사는 송군이 학교 생활에 다소 흥미를 잃어간다는 얘기를 듣고 “공부하는 분야가 명확하다면 어떤 대학에서 공부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동급생들과 많이 토론하고 놀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군이 “최근 컴퓨터로 파동실험을 하다 메모리 부족으로 중도에 포기했다”고 말하자 셤 소장은 “메모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 리틀 송을 MS 인턴으로 바로 뽑고 싶다”고 말했다.

송군은 6살에 구구단을 외운 지 3개월 만에 미적분 문제를 풀었다. 이듬해에 3개월 만에 초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8살에 고교 졸업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다음 해에 인하대 자연과학계열에 합격했다. 송군은 올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실험할 계획이다.

셤 박사는 수학 교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7살에 과학영재 교육을 받았고 13살에 난징 공대에 입학했다. 29살에는 미국 카네기멜런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땄다. 빌 게이츠가 선정한 MS 특별연구원(distinguished engineer) 중의 한 명이기도 하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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