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치료 신약 후보 물질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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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당뇨병 치료 효과가 뛰어난 신약 후보 물질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안진희(사진) 박사팀은 영진약품과 공동으로 기존 당뇨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좋은 신약 후보 물질 ‘DPP-IV 저해제’를 개발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 물질은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제2형 당뇨병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바이오 벤처기업 ㈜카이노스메드에 정액 기술료로 95억원, 매출액의 10%를 받는 조건으로 기술 이전 계약을 했다. 신약 후보 물질이 이런 거액의 기술료를 받고 이전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신약 후보 물질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물질이 오래 남아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인크레틴’이란 효소는 식후 위에서 만들어지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이 효소를 DPP-IV라는 효소가 재빠르게 분해해 버려 혈당을 낮출 여유가 없어진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 주목했다. 신약 후보 물질이 DPP-IV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발’을 묶어 놓도록 한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크레틴 효소가 장시간 살아남아 혈당을 낮추게 했다.

 신약 후보 물질은 무조건 혈당을 낮추게 하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혈당이 높을 때만 작용하도록 하고, 인체 고유의 혈당 조절 기능을 강화하게 했다. 이 때문에 기존 당뇨병 치료제들이 갖고 있는 체중 증가와 위장 장애, 저혈당 등의 부작용도 거의 없는 것으로 동물 실험 결과 밝혀졌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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