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료원 9월 문화행사 정지영 감독 주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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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한국영상자료원은 9월의 문화행사로 정지영감독 주간을 마련,15일까지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 『남부군』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등 그의 영화 7편을 집중상영한다.
감독주간을 가지며 영화인생을 되돌아 보는 정감독을 만나봤다.
-지금까지 일관되게 추구해온 영화철학이 있다면.
『모든 인간사에는 사회적 요인이 관련된다는 바탕하에 주제에 접근해 왔다.그래서 사회모순을 지적하고 비판정신을 보이는 작품이 많았다.영화를 통해 눈에 안 보이는 사회적 메카니즘이 인간을 파괴해가는 과정을 파헤쳐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 하면서 인간성을 지키는데 조금이라도 일조했으면 한다.』 -무거운 주제를 많이 다뤄왔다는 평인데.
『주제가 무거워도 영화는 그렇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해 왔다.
어떤 주제라도 영상으로 펼치는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들에게 영화보는 재미를 줘야한다는 생각이다.』 -『남부군』『하얀전쟁』등으로 인해 전쟁영화를 잘찍는 감독이란 소리를 듣고 있는데.
『전쟁영화를 좋아하지만 한 장르에서 머물고 싶지는 않다.테마.형식에서 일관성을 추구해 작가주의 감독이란 소리를 듣는 것보다 다양한 영화를 만드는게 더 좋다.』 -지금 재개봉중인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이후 준비중인 작품은.
『내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정신대 이야기를 다룬 대작을 기획하고 있다.』 -TV물에 대한 생각은.
『수백만이 동시에 시청하고 관객의 반응이 즉각 나타난다는 점이 좋았다.영화는 2시간 정도에 모든 것을 다 담아야 하는 반면 TV물은 아주 긴 대하시리즈물도 가능하다는 매력도 있다.기회가 되면 장편 대하시리즈물을 한번 만들고 싶다.
-검열철폐.외화직배 반대등에 앞장서 투사 이미지가 강한데.
『감독으로 소재에 제한받지 않는 작품활동을 하고싶다는 생각은당연하며 한국영화계의 자금줄을 끊어놓는 외화직배는 한국영화인으로 당연히 반대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생각해 그렇게 행동했다.지금까지 이 일로 너무 많은 시간을 뺏겼다.앞으로 는 학자등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작품활동에 시간을 더 투자하고 싶다.』 〈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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