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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版 씨내리 사회문제 들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유럽에 이른바「유럽版 씨내리」행태가 만연돼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유럽판 씨내리」가 우리네 씨내리와 다른 점은 우리네의 경우남편에게 문제가 있는 부인네들이 씨내리를 이용했던 반면 요즘 유럽의 경우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독신여성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최근 英國의 한 일간지는 아이를 갖겠다는 목적만으로 남자들을 유혹,결국 아이를 낳는데 성공한 여인들과 이에 이용당했던 유럽판 씨내리들의 해괴한 이야기를 다뤄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신문에 따르면 씨내리를 이용하는 유럽의 여인들은 주로 의사.변호사등 전문직 또는 기업체 중견간부로 활동하는 30~40대 독신녀들.
70~80년대 불어닥친 여권운동으로 20대에 독신을 선택했던여인들이 나이가 들면서 외로움과 함께 자기도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모성본능에 휩싸이게 된다는 것.이들은 특히 40대에 가까워지면서 더 이상 늦으면 아이를 영영 낳을수 없 다는 절박감에빠지게 돼 결국 비상수단을 생각하게 된다.
정자은행을 이용,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도 모르는 아이를 갖기보다는 이왕이면 잘 생기고 똑똑한 남자들을 골라 씨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씨내리의희생자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
런던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는 30대청년이 대표적인 케이스.
이 은행원은 어느날 불쑥 매력적이고 유능한 독신 여자상사로부터 저녁 초대를 받았다.평소 호감을 갖고 있던 터여서 그는 기꺼이 초대에 응했고 그날이후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졌으며 결국 깊은 관계를 갖게됐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녀가 특별한 이유없이 절교를 선언하고 직장마저 그만두는 바람에 이 청년은 허탈한 마음에 빠져야했다.그런데 몇년이 지나 그 여인이 3~4세 돼보이는 귀여운 여자아이를 안고 불쑥 나타났다.
그녀는『이 아이가 당신 딸인데 하도 아빠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다고 졸라 데리고 왔다』면서 아버지로서 책임을 질 필요도 앞으로 딸을 볼 필요도 없으니 그리 알라며 돌아갔다.
이 은행원은『갑자기 나의 모습을 무척 닮은 딸을 보니 내가 種馬처럼 이용만 당했다』는 배신감에 몸을 떨 수 밖에 없었다고참담하게 말했다.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여인들은 스스로 생체리듬을 체크,임신확률이 가장 높은 시기에 남성을 유 혹하며 임신사실이 확인되면 가차없이 남자들을 차버리고 출산준비에 들어간다.
이같은 사례는 영국내에서 심심치 않게 있어 뒤늦게 자기의 자식이 태어난 것을 알게된 한 50대 남자는 아버지로서의 권리를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도 했다.
[브뤼셀=南禎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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