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 공무원 만나면 기업할 의욕이 절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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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당진군청에는 '현대제철 지원팀'이 있습니다. 개별 기업의 이름을 붙인 공무원 조직은 당진군 외에는 없을 겁니다."

홍승수(50.사진) 현대제철 당진공장장은 "당진군청 공무원을 만나면 기업 하고 싶은 의욕이 절로 생긴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2004년 10월 한보철강을 인수한 뒤 법인세를 납부하던 당시의 당진군청 상황을 설명했다. "1년에 법인세를 9000만원 정도 받던 곳에 50억원을 한 번에 납부했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던 담당 직원의 표정이 선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를 추진하면서 어려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 단체를 통해 지역 반대 여론이 급등했는데, 당진군청이 중간에서 협상을 잘 이끌어 갈등이 봉합됐다고 설명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지시한 밀폐형 원료처리 시설에 관한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원료 선박에서 원료 저장시설까지 먼지를 날리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국내 화력발전소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벨트컨베이어 등을 포함해 예산을 따져본 결과 2000억원이 더 들어갔다"며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더라도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에 이롭다고 판단해 벨트 컨베이어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포스코의 신공정 기술인 파이넥스가 지난해 경제성 면에서 입증됐다면 그걸 채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진이 서해안의 철강벨트로 입지를 확실히 다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를 두지 않았다. 그는 "이미 꽉 차버린 기존 공단 이외에 신규 공단 개발이 준비 중인데, 아마 이 일대에도 철강기업들이 줄 이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200만㎡에 달하는 석문국가산업단지, 송산지방산업단지(317만㎡)와 합덕지방산업단지(98만㎡)가 조성 중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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