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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건강>31.갑상선질환 여성에 3-4배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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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기원전 1600년경 중국인들은 갑상선종을 치료하기 위해 해초를 태운 가루를 1년에 두세 차례 환약 또는 술에 타서 투약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이는 해초가 함유된 성분인 요오드가 갑상선 호르몬의 원료가 된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 았던 것.갑상선 질환은 이렇게 인류 질병사의 해묵은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발병원인과 여성에게 多發하는 이유는 의학계의 숙제로 남아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3~4배,저하증은 무려 30배가 많을 정도.
서울대의대 내과 趙普衍교수(내분비학)는『갑상선 질환은 사춘기이후에서 폐경기 전까지의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여성호르몬이 발병에 관계될 것이라고 추정만 할뿐』이라며『그러나 역학조사 결과 여성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임에 틀림없다』고 강조한다.
갑상선은 목을 지나가는 氣管(숨관)을 나비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호르몬분비샘이다.이곳에서 나오는 갑상선 호르몬은 대장간의풀무로 비유될만큼 몸의 에너지 대사활동을 조절한다.
다시말해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면 우리가 먹은 음식이 빨리 타면서 열을 발생하기 때문에 몸이 더워지고 땀을 흘리며 왕성한 식욕으로 게걸스럽게 먹지만 체중은 오히려 준다.반면 호르몬이 적게 분비되면 에너지의 생성이 감소함에 따라 몹시 추워하고 행동은 굼뜨며 몸이 불어나는 것이 특징.
慶熙大의대 내과 金榮卨교수(내분비학)는『갑상선 호르몬의 하루생산량은 1g의 3천5백분의 1도 채 안되는 미량이지만 인체에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해 갑상선의 미세한 기능차이에 따라 다양한질환을 유발한다』며『지금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이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호르몬생성을 억제 또는 조절하는 다양한 치료법이 정착되어평균수명을 누리는데는 지장이 없다』고 말한다.
갑상선 질환검사는 호르몬 측정 또는 자가항체검사와 함께 방사성 요오드 섭취율을 진단하는 기능검사,종양여부를 가리는 초음파및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나뉘고 암을 의심할때는 세포및 조직검사를 하게 된다.
갑상선 질환중 가장 흔한 것은 기능항진증.갑상선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나타나는 이 질환은 눈이 커지고 안구가 앞으로 돌출하는 바제도병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안구증상은 기능항진증 환자의30~40%에서 나타나며 치료후 돌출된 안구는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향이 있다.여성의 경우 월경이 불순해지고 양이 줄거나 없어져 임신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기능항진증의 치료는 항갑상선제를 우선 복용하면서 경과를 보는데 드물게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효과가 없을 때는 갑상선의 일부를 떼어내는 수술 또는 방사성요오드 치료법이 권장된다.
金교수는『요오드치료법은 요오드에 묻힌 방사성물질이 갑상선을 찾아가 조직을 파괴하는 원리』라며『몇천원정도의 치료비로 확실한효과를 볼수 있는 이 방법은 5밀리큐리의 미세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핵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지만 현재는 30세이후 중년여성,갑상선이 크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수술후 재발한경우에 추천되고 있다』고 말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이 일부 또는 전부 파괴된 경우나 만성 갑상선염(하시모토병)등에서 나타나는데 호르몬 부족으로 매사에 의욕이 없고 쉽게 피로를 느껴 자칫 게으르고 나태한 사람으로 오해받기 쉽다.
치료는 평생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부작용이없고 약값도 월2천5백원 정도밖에 안들어 환자의 부담을 덜어준다. 중년여성에게 흔한 갑상선염은 감기등의 上氣道 감염후 나타나는 아급성과 통증이 없는 무통성으로 나뉘는데 발병 초기에는 기능저하증과 같은 증상이 보이지만 대체로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치유되는 것이 특징이다.
〈高鍾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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