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찾기 위한 게 아니라 추징금 완납하려는 충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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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재산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다. 생을 마감하기 전에 국가에 대한 추징금 납부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동생 노재우(72)씨를 상대로 경기도 용인시의 1000억원대 땅 찾기에 나선 노태우(74.사진) 전 대통령이 7월 3일 검찰에 제출한 탄원서 내용의 일부다. 본지는 29일 '검찰총장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A4 용지 4쪽 분량 탄원서를 단독 입수했다.

탄원서의 핵심은 '노태우 비자금'을 종자돈으로 노재우씨가 설립해 소유하고 있는 냉장.냉동물류 회사 O사의 재산을 국가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처분해 미납 추징금 납부에 써 달라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탄원서에서 "대통령 재직 중에 재산 150억원(비자금 120억원 포함)을 동생에게 줘 관리토록 했다"고 밝혔다. 동생이 그중 122억원을 들여 O사를 설립해 현재까지 운영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O사 부지의 공시지가만 500억원에 이르고 물류사업도 흑자가 나 미납 추징금을 모두 납부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동생을 설득해 추징금을 납부하려 했으나 듣지 않아 부득이 검찰의 힘을 빌리게 됐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측 서석호 변호사는 "김옥숙 여사는 검찰이 부르면 언제든 출두해 노재우씨와 대질신문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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