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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大 자연大 학과폐지 공대.농대는 비슷한科 통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내년부터 서울대 자연대 학부과정에서 학과가 폐지되고 공대와 농대는 유사학과가 통합된 학과군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는등 서울대 학부의 운영체계가 크게 달라진다.
서울대 자연대 학부의 개별학과 철폐는 대학원중심 대학을 만들겠다는 계획에 따라 해방 이후 처음 시도되는 것이며 대학입시 판도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서울대 자연과학대 교수들은 지난주말 전체교수회의를 갖고 학과폐지방침을 결정했으며 공대와 농대에서도 개별과를 없애고 유사학과군으로 통합키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문대 교수들은 전체회의를 갖고 타 단과대학들의 학과폐지방침에 맞춰 학과간 구분을 없애 신입생 일부를 학과 구분없이 뽑는방안을 논의한다.
서울대의 이같은 조치는 학부과정에서 학과들이 지나치게 세밀하게 나뉨에 따라 좁은 전공과목에만 매달림으로 인해 폭넓은 기초학문을 섭렵하지 못하고 학부학생들의 기초학문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대학원에서도 학문성취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2년여간학제개편안을 연구한 결과다.
서울대 자연대는 당초 내년부터 모든 학과구분을 완전히 없애거나 일단 5개계열군으로 나눈뒤 단계적으로 계열구분을 없애는 방안중 하나를 놓고 검토중이다.
자연대는 현재 수학.계산통계.물리.천문.화학.대기화학.생물.
분자생물.미생물.지질.해양 등 11개 학과로 나뉘어 있으나 이구분이 사라지면 신입생들은 과거처럼 각 학과가 지정하는 필수과목을 들을 필요없이 재학기간중 본인 희망대로 강 의를 선택,소정의 학점만 이수하면 졸업이 가능하다.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전공하고 싶은 대학원학과가 요구하는 과목들의 학점만 채워 지원하면 되기 때문에 우수학생은 3년에도 학점을 충분히 취득하는 경우가 생겨 장기적으로는 대학 4년수학 제도도 깨질 것이라는게 대학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러나 대학원과정에서는 학과가 현재대로 유지되며 오히려지금보다 더욱 세분화되고 다양한 전공과정을 개설해 전문연구를 하도록 한다는게 서울대의 방침이다.
공대.농대 등의 학과군 모집방안은 공대가 현재 시행중인 전기.전자.제어계측군 모집방식을 확대하는 것으로 자연대의 학과철폐와는 차이가 있지만 내년 서울대 입시의 전체 모습을 상당히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는 또 대학원중심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학부 정원을 점차축소하고 대학원 정원을 늘려 나가며 대학원 입학시험에서 학부성적과 구술고사만으로 신입생을 뽑는 무시험전형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芮榮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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