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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간 정동영 "난 5·18 현장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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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가 26일 전남 화순고등학교에서 특강을 마친 뒤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화순=뉴시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26일 범여권의 정치적 근거지인 광주를 방문했다. 후보 확정 이후 첫 호남 방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의원이 줄곧 정 후보를 밀착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정 후보가 대선 후보 등록(11월 25~26일) 전까지 목표치인 지지율 30% 고지를 달성하려면 일단 호남 민심의 압도적 지원을 얻어내는 게 급선무다. 그는 이날 광주와 자신의 인연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뒀다.

정 후보는 5.18 민주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서 1980년 MBC 기자 초년병 시절 광주에 파견돼 5.18항쟁 현장 취재를 벌였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정동영 기자의 리포트는 신군부의 보도 통제로 전파를 타지 못했다. 정 후보는 "나는 5.18 현장에 있던 유일한 후보다. 5.18 영령의 숭고한 정신을 받들어 60년 분단 냉전체제를 깨뜨리고 평화협정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이곳 유권자들이) 9월 29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정동영을 사실상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 주셨다"며 "어려울 때마다 광주정신은 제 선택과 결단의 기준이 됐다"고 강조했다.

'호남주자 필패론'에 대해 그는 "나는 (호남에서만 높은 지지율을 얻겠다는 게 아니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심정적 응원하에 부산.경남.울산 지역에서도 5년 전 노무현 후보가 얻었던 지지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 후보는 오후엔 전남 화순고를 방문해 2학년 학생 60여 명을 상대로 '행복한 수업'이란 특별강연을 했다. 그는 한 학생이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자 "전국 시.군.구에 300개 우수 공립고교를 선정해 예산을 대폭 지원함으로써 학원에 가지 않더라도 질 높은 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이날 노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묻는 질문에 "지난 10년간 민주세력의 가치와 정책을 견지하는 가운데 소통을 통해 국민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현 정부 계승 쪽에 무게를 실었다. 전날 노 대통령이 "제3후보론은 모략"이라고 한 데 대해 "모든 사람이 힘을 모아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꺾기가 쉽지 않은 만큼, 힘을 모아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나타내신 말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정책에선 기본적으로 대통령과 같이 갈 수도 있고 차별 점이 있을 수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김정하.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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