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대외통상정책 신속처리권한 부여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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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美國이 앞으로 어떻게 대외통상정책을 끌고갈 것인가를 평가하는데 참고가 되는 중요한 결정이 현재 워싱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즉 세계무역기구(WTO)비준안을 놓고 행정부와 의회가 지난 수개월동안 격론을 벌인 끝에 의회가 대통령에게 앞 으로 6년간신속처리권한을 주기로 합의했다.그러나 이번에는 대통령이 벌일 수 있는 협상범위에서 노동과 환경문제를 제외시킨 제한적인 권한을 부여했다.따라서 美행정부는 WTO체제를 출범시키고 미진한 문제들을 재협상해나갈 길이 열렸으나 무역과 노동및 환경문제를 연결시키려면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게 되었다.
미국은 UR를 종결시키면서 다소 불만족스러운 점을 WTO체제내에서 계속 多者기구와 지역기구를 통해 추구해나가면서 부분적으로 쌍무협상이라는 수단을 병행해나갈 것이 틀림없다.즉 금융서비스.지적재산권.영상음향(AV).통신및 정부조달 분 야에서 자신의 입장을 강화해나가려 할 것이다.
미국이 WTO체제를 통해 원하는 것은 사회주의가 붕괴된 이후의 새로운 틀로 WTO체제를 운영하면서 舊사회주의권같은 경제를편입해 큰 틀속에서 문제를 다루어가는 것이다.동시에 클린턴행정부는 기존의 北美자유무역협정(NAFTA)에 덧붙 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각료회의(APEC)를 통해 域內 교역자유화를 추진하는데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왜냐하면 NAFTA만 가지고는 유럽연합(EU)에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이다.프랑스와의 막판 UR협상에서 AV분야협상에 실패한 것이 좋은 예다.
다자기구와 지역기구를 경우에 따라 보완적으로 이용하면서도 필요하다면 미국은 언제든지 쌍무협상에 호소하려 할 것이 예상된다.현재 진행중인 일본과의 정부조달,보험,자동차및 부품의 세분야에서 진행중인 포괄협의가 그것이다.자동차와 금융부 문은 우리도미국과 협상여지가 남아있는 부분이다.
미국은 이밖에도 APEC과 쌍무협상을 통해 관세자유화와 투자자유화를 밀어붙이려할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입김을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브라운美상무장관은 한국의 자동차시장 개방에 대해 공격적인 협상의 지속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내 의사결정과정에 대해서「강건너 불구경」식의 자세를 보인다.정부나 민간이나 학계가 관심들이 없다.나중에 최종적인 정책이 결정되었다 싶으면 그때 가서야 우왕좌왕,당황한 적이한두번이 아니다.국제화를 이런 모습으로 대비할 수는 없다.미국이 슈퍼301조의 우선협상국 지정을 무기로 쌍무협상을 요구해올때를 기다리지 말고 미국내의 의사결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할때다.
〈國際經濟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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