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자의 맛있는골프] 여성 골퍼에게 봉변당한 男 캐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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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여자 캐디들을 희롱하는 골퍼들을 가끔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자 캐디들만 성희롱을 당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 인권 신장과 함께 남자 캐디들도 성희롱을 당하기도 한다. 오늘은 남자 캐디가 당한 성희롱을 소개해 볼까 한다.
 
대부분은 남성 손님들이 여성 캐디를 터치하거나 희롱 한다는 이야기를 몇번 들어본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난 오늘 여자에게 당했다. 표를 받아보니 이름은 60년대 초 절정으로 유행했던 이름들이었다. 그런데 60년대 분들 치고는 나름대로 광란의 패션으로 치장했다.
 
일단 선그라스 하나씩 다 끼시고 짧은 형광색 치마에 커피색 스타킹, 방울달린 양말, 알록달록한 신발. 멀리서 보면 섹시한 20대 처럼 보였다.
 
고객1: 어머~ 오빠가 우리 캐디야?
 
나: 아~~네~~~오늘 경기 진행을 도와드릴 김XX 입니다.
 
고객 2: 어머~~어머~이~우람한 근육. 우후~~너무 좋다! 오늘 볼 잘맞기는 글렀네. 호호호~~
 
나: (레슨을 바라는 걸까? 아니면 멀리건을 좀 달라는걸까? 뭘까 이 불안한 멘트들은)
 
골프를 많이 치러 다니셨던걸까. 티샷은 나름대로 정교했다. 하지만 세컨샷은 거의 필드하키를 연상케했다. 어렵게 그린에 도달하여 퍼팅을 막 시작했다.
 
고객 4: 옵빠~~ 라인 좀 잘 놓아주세~~용
 
나: 네~~(라인 하면 또 라인김이지. 놓아준대로만 치시면 그냥 들어갑니다. ㅋㅋㅋ)
 
살짝 긴 퍼팅이였지만 역시 놔준대로 치면서 쏘옥~ 홀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러자 입에서 나오시는 말 한마디.
 
사실 이런 말은 남성 분들이 퍼팅하시다 가끔 쓰시는 말이기도 하다. 아마 여자 캐디들이랑 나가도 이런 농담들 많이 할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걸 여자분이 남자인 내 앞에서 쓰셨다는거.
 
고객 4: 어머~어머~들어갔어! 어우~이 옵빠! 구멍에 넣는거는 눈감고도 하겠네~~
 
나: 헉!(이 멘트는 쩝~~별 야기를 다하시네)
 
이때 까지는 그냥 웃으면서 넘어갔다. 하지만 갈수록 무시무시한 아주머니들의 퍼포먼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신중이 라인을 보고 있을때 였다. 뒤에서 무언가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 고객님이 슬며시 내 옆에 다가와서는 손으로 내 귀를 가리고 작은 귓속말로 아주 느끼하게 속삭였다.
 
고객 3: 오~~옵~빠~~여기 어디가 더 노~옵~~파?
 
나: 화들짝 놀라며(어우~~~귀에다 입김을 불어 넣다니 왜 이러세요~ 이건 좀 그런데)
 
어느 한분이 그러는 것도 아니고 네분다 이런식으로 나오시는거다.
 
고객 2: 김프로~요즘은 몇타나 쳐?
 
나: 아~~저요? 배운지 얼마 않되서 잘 치지는 못합니다. 한 84타 정도?
 
고객 2: 에이~ 정말 그거밖에 못쳐? 허리 잘돌아가게 보이는데~~. 혹시 다른데를 더 잘돌리는거 아니야? 호호호~~
 
나: 크헉(어~~지대루 날 다루는거야. 아~~당했다)아~~네~~
 
이제는 한술 더떠 앞팀의 중년 남성 네분과 부킹이 안되냐고 물어보셨다.
 
가끔 남자 손님들이 농담으로 어디 꽉찬 아줌마 한팀 부킹 안되냐고 말하는 것은 들었어도 여성분들한테 듣기는 처음이다. 오늘은 완전히 상황 역전이다. (고객님 저는 삐끼가 아니라고요. 부킹을 하고 싶으면 나이트 입구에서 변강쇠를 찾으시라고요~~)
 
라운드 내내 싫은 내색 한번 못하고 웃으면서 농담으로 이야기했지만 소름끼치는 하루였다.
 
오늘은 정말 생~초보자분들과 나간것도 아니고 숨을 헐떡이는 할아버님들과 나간것도 아니다.
 
아주머니 네분과 나갔다가 기력 다 흡수당하고 맘에 상처까지 받구 정말 힘들었다.
 
다들 웃자고 농담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제 기분을 충분히 이해하실거라 생각된다.
 
캐디들도 사람이라는거 명심하시고 정말 말조심 해주세요!! 골프 얼마나 재미난 운동입니까! 골프를 사랑하는 만큼 캐디들도 사랑해주세요~~~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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