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마디>자질미달 연예인MC 많아 시청자 짜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함량 미달의 MC가 많다.
TV 쇼.오락 프로그램의 진행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진행과 적절치 못한 언어구사로 프로그램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거나 방송의 흐름을 깨뜨려 시청자들의 눈살을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는 방송사측이 시청률만을 지나치게 의식,인기있는 가수나 탤런트들을 프로그램 진행의 적격성 여부에 대한 검증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기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방송진행자 발탁에 보다 신중을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는 전문MC 김승현과 탤런트 심은하,이본이 공동진행하고 있으나 심은하와 이본의 진행능력 부족으로 김승현의 탁월한 재치까지 함께 상실되고있는 전형적 경우.
이 프로는 원래 김승현과 심은하가 진행했다가 심은하가 제역할을 하지못하자 추가로 이본까지 가세시켰으나 이본 역시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지난주 방송분에서 이본은 대사를 거의 하지않은채 시종 서있기만 했고 이보다 한주前 방송에서 심은하는 카메라는 쳐다보지도 않고 아예 원고를 들고 읽는등 사전준비가 전무한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했다.
21일 방송된 KBS의 파일럿(시험제작)프로그램『유머채널』에서 서세원과 함께 진행을 맡은 94 미스코리아진 한성주 역시 방송 내내 답답한 말투와 불안정한 진행으로 일관,「하이시사코미디」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KBS측은 이에따라 『유머채널』이 정규방송으로 편성될 경우 보다 시사코미디프로에 걸맞는 여성진행자로의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 또 SBS의 『생방송 TV가요 20』의 진행자인 여성듀엣코코는 순위에 오른 곡을 소개할때마다 갈라지는 목소리로 서로 경쟁이라도하듯 소리를 질러대 시청자들을 곤혹스럽게 할 정도다.
이밖에 SBS『당신이 특종』의 공동MC 이소라,MBC『세계로가는 장학퀴즈』의 이종은,KBS『스타비전』의 정재환등은 방송진행자로서 필수조건인 재치와 순발력 부족으로 부적격하다는 평을 듣고있다.
물론 연예인의 MC 기용이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어서 SBS『대결 20/40』의 임백천.정원관,『전격 테크노퀴즈』의 홍서범.조갑경,MBC『이벤트 만남』의 이수만.이경규,KBS『풍물기행 세계를 가다』의 임성훈.황기순등은 뛰어난 상황 대처능력으로명콤비를 이루고 있는 성공적인 경우로 손꼽힌다.
자격 미달의 MC 기용에 대해 방송관계자들은 일부 연예인 MC의 진행미숙은 인정하나 전문MC가 태부족한 현실과 쇼.오락 프로그램의 특성상 어느정도 연예인들의 기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방송사들이 연예인들의 인기에 편승,우선 프로그램의시청률을 올려보려는 태도를 지양하고 프로그램의 특성에 걸맞는 전문MC를 양성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李勳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