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없는 성장' 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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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충남 서산의 대산 공업단지에 있는 삼성석유화학공장. 지난해 매출이 1조 3988억원에 달하지만 이 회사의 직원은 고작 270명이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장 설비를 대부분 자동화했기 때문이다. 매출은 매년 증가하지만 인원은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경제는 성장하지만 고용은 제자리인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 의 한 단면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 기준 광업·제조업 통계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광업·제조업체의 월평균 종사자 수는 293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4년 (2.3%), 2005년(2.3%)에는 2%대 성장세를 보였으나 3년 만에 1%대로 낮아진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사업체 수(5명 이상의 광업·제조업)는 12만 1284개로 전년 대비 2.9%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체당 종사자 수는 24명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사업체당 종사자 수를 업종별로 보면 담배·목재 및 나무제품, 조립 금속 제품의 경우 종사자 수가 늘었지만 대부분의 광업 분야와 컴퓨터 및 사무용기기, 자동차, 전기기계 등의 분야는 모두 줄었다.

회사 규모별로는 중소 제조업체들이 더 많이 줄었다. 직원이 100∼299명인 중소 제조업체의 월평균 종사자 수는 지난해 3.2%가 줄어들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제조업체같이 자본·기술 집약적 사업은 고용 증대 효과가 크지 않다”면서 “고용 없는 성장에서 벗어나려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서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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