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북한異常說-반대세력 김정일타도 전단으로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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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金日成사망후 北韓이 예상되던 金正日로의 권력이양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정세와 관련된「이상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이는 권력승계가 조기에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따른 추측도있지만 이상설은 최근 金正日의 건강에서 반체제세 력의 움직임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최근의 정보를 중심으로 그 진상을 집중조명한다. [편집자註] 평양의 외국공관 단지에 대량살포된 「金正日타도」전단은 反金正日 세력의 존재 여부와 관련,비상한 관심을끌고 있다.
金正日의 건강이상설이 나돌고 권력승계 절차가 늦어지는데다 지난 21일엔 평양의 중앙방송이 「야심가.음모가에 의한 배신」을문제삼고 나서는등 심상치않은 기류가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反金전단까지 등장,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북한사회에 反金正日 기류가 있다는 조짐은 그동안에도 간접적으로 확인된바 있다.
외부에서 관측할수 있는 反金세력은 우선 북한당국이 「적대계층」으로 분류하는 그룹이다.
지주.부농.자본가출신및 월남자가족,反黨反革命罪 관련가족등을 포함한 적대계층은 그러나 지역적으로 분산돼있거나 산간오지에 집단거주하는 만큼 정치적으로 金正日에 도전할수 있는 세력은 못된다. 北韓정권내에서 金正日 후계체제에 저항한 세력은 있었지만 76년의 金東奎부주석등 실각과 83년의 金炳夏국가보위부장의 퇴진이후 거의 사라졌다.
다만 91년 2월에 「반혁명적 음모를 진압했다」는 식의 보도가 있었는데 70~80년대의 과거 사건을 뜻하는지 90년에 그런 일이 있었는지가 분명치 않았다.
金正日의 권력승계에 도전할만한 세력은 지난 20년간 차례로 제거된 만큼 갑자기 反金조직이 규합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기는 어렵다. 金正日의 권력세습과 정책노선에 불만을 갖는 지도자들이있다해도 입밖에 내거나 조직화하는 순간 노동당 조직지도부나 국가보위부등에 적발돼 「야심가.음모가」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그러니 자연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反金세력으로 지하에서 활동할수 있는 그룹은 유학생 출신등 외부세계와 접촉할 기회가 있었던 인텔리그룹을 꼽을수 있다. 인텔리그룹 가운데 북한의 체제.정책과 金正日의 권력승계에불만을 품고 비밀리에 10~15명씩 모여 정치토론을 벌이거나 일부 전단살포.낙서등의 활동을 전개한다는 증언들이 더러 있어왔다. 舊공산권 몰락과정에서 북한은 유학생들과 해외파견 기술자들을 긴급소환해 사상재교육을 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89년이후 2~3년간 북한 신문.방송매체들은 「외부사조」유입을 경계하는 논조를 펴왔다.
인텔리 그룹이 조직적으로 결속해 저항세력으로 전환하기가 쉽지않겠지만 권력승계가 삐걱거리거나 金正日정권이 失政을 거듭할때는정부내의 테크노크라트들과 결탁할 가능성도 있다.이들 가운데 권력층 친인척이 많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이들이 당장 金正日의 권력승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金正日정권에 저항해 타격을 줄만한 세력이 있다면 정권핵심인사들이거나 체제와 정권에 불만을 가진 군부소장파 장교그룹들을 꼽을 수 있지만 이들의 反金 움 직임은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 이번 전단살포가 외교단지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反金세력의 實在를 외부에 알리려는 의도로도 읽혀지지만 이들의 조직형태나 규모는 전혀 알길이 없다.
다만 대량살포할만한 종이와 인쇄가 당국의 통제하에선 쉬운 일이 아니며 외국공관 출입도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할때 어느 정도 고위인사가 개입했고 인쇄과정에도 여러사람이 참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는 외국공관의 지원을 받았을 수도 있다.
이번 전단살포가 여러가지 관측의 근거를 제공하지만 권력승계 일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추측만 무성하다.
〈尹在錫.康英鎭.金鎭國.崔相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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