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해외여행 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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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요즈음 김포공항에 가보면 출국장이든 입국장이든 너무나 많은 사람들과 짐보따리로 그 혼잡이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 이들 인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외국인들보다는 내국인들이 대부분이다.
우리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그야말로 붐을 이루고 있고 구성인원도 남녀노소 차별 없이 매우 다양하다.
입국장에 가보면 항공기 도착후 입국장을 빠져 나오기까지 1시간 이상이 걸리기 일쑤다.
이의 1차적인 원인은 물론 여러대의 항공기들이 때에 따라 거의 동시에 도착하고 있는 점일 것이다.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원인은 도착한 짐보따리를 챙기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입국심사나 세관통관이 매우 신속해진데 비해 짐보따리를 찾아서 챙기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여행객들의 보따리 크기나 갯수가 최근 들어 다시 옛날로 되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美洲노선의 경우 내국인과 교포들의 보따리가 60년대의 그것과 방불해 꼴사납기 그지없다.관계당국으로서는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대응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이 수많은 보따리의 소유주중 짐이 분실되었을 경우 항공사로부터 어느 정도의 보상을 받을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아마도 경험해보지 않고는 알기 어려울것이다. 항공권에 부착된 항공권 발행조건은 항공사의 수하물 배상책임한도는 소위 「와르소협약」이 적용됨을 알리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조약이 분실된 수하물의 배상기준을 분실물의구체적 내용보다는 분실물의 무게로 한 점이다(1㎏당 20달러).이는 물론 운송인의 책임에 한계를 두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협약이다.
짐보따리가 많은 우리국민들에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알거나모르거나간에)보따리를 잃게 되는 경우 많은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延世大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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