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앤디 워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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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팝 아트」에서의「팝」이 어디에서 유래됐느냐에 대해서는 說이분분하다.「포퓰러」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美國 태생의 英國 화가 키타이유의 『팝』이라는 작품 제목에서 따온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그러나 팝 아트라는 현대예술의 본질을 이해하게 되면 前者의 주장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약하다.왜냐하면 팝 아트가 지난 30여년간 대중의 예술관을 변화시키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그 자체가 팝 음악처럼 대중적(popular)예술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팝 아트가 싹트기 시작한 곳은 50년대 중반의 英國이었지만 그로부터 불과 몇년만에 그 생소한 이름의 현대예술은 美國에서 정착해 滿開했다.소비문화의 메커니즘.이미지.이데올로기를 원용한팝 아트의 핵심이 美國의 「팝」인 생활양식과 맞 아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逆으로 美國 소비문화 시스템을 정당화시키기까지 했던것이다.현실을 재창조하지 않고 단지 주변의 일상환경에서 가공된이미지를 선택하는 팝 아트의 예술양식이 급속도로 전세계에 파급됐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한 사람이 앤디 워홀이다.
팝 아티스트로서의 그의 생애가 일상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상업예술로부터 시작된 것도 팝 아트의 본질을 감안할 때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팝은 이 시대의 현실 그 자체다』는 신념으로 팝 아트에 전신을 내던진 그는「세계 최 고」가 되겠다는 야망을 30대인 60년대에 이르러 마침내 실현하고야 만다.그가 미디어 스타의 狂的인 숭배자였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현대사회에서 미디어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등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은언제나 畏敬의 대상이었다.『오늘날의 사회는 제임스 딘에게서 키스하는 법을,제인 폰다에게서 남자를 유혹하는 법을 배우는 사회』라고 말한 적도 있다.그의 작품들 속에 마릴린 먼로.엘리자베스 테일러에서 毛澤東에 이르기까지 이 시대 거의 모든 스타들이망라돼 있다는 점도 그의 스타 취향과 스타에의 열망을 단적으로보여준다.
湖巖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앤디 워홀특별전은 최고의 찬사와 극도의 악평을 한몸에 받았던 이 시대 카리스마的 예술영웅의 면모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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