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들어간 축구협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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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한축구협회가 내년에 14개 후원사로부터 현금만 214억7000만원의 후원금을 받는다.

 축구협회는 2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나이키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490억원(현금 250억원+물품 240억원)’을 받는 축구대표팀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확정했다.<본지 10월 17일자 27면>

 2003∼2007년의 기존 계약(현금 150억원+물품 230억원)과 비교하면 현금 지원액은 110% 인상됐다. 이로써 축구 국가대표팀은 1996년부터 16년 연속 나이키의 유니폼 후원을 받게 됐다.

 축구협회는 내년에 나이키(62억5000만원)를 포함해 14개 후원 업체로부터 현금 198억7000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기존 후원 업체인 KT와 KTF로부터 각급 대표팀 훈련복에 로고를 새겨 주는 조건으로 4년에 64억원(1년 16억원)을 추가로 받기로 했다.

 결국 내년 한 해에 축구협회가 후원금으로 받는 돈만 214억7000만원이다. <표 참조>
현물(62억9000만원)을 포함하면 277억6000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축구협회는 “나이키로부터 받는 현금은 일본 대표팀이 아디다스와 맺은 계약 금액(물품 포함 8년간 150억 엔)과 비교해 20%가량 많다. 일본의 스포츠레저 산업 시장 규모가 한국의 3∼4배임을 감안하면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논란이 됐던 기존 계약의 ‘블랙 아웃(타사 축구화를 신고 공식 경기에 나설 경우 로고를 검게 칠해 노출되지 않게 하는 것)’ 조항은 2003년 1월 1일로 소급해 삭제했다. 따라서 대표 선수들은 자신의 발에 맞는 축구화를 자유롭게 신고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협상을 총괄 지휘한 가삼현 협회 사무총장은 “아디다스(4년간 현금만 293억원)가 현금을 더 많이 제시했지만 전체적인 조건을 보면 나이키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다음 계약부터는 나이키와의 우선협상기간을 크게 줄여 경쟁 업체가 협상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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