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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장, 건강악화에 보석신청 답변 없어 자살한 듯

중앙일보

입력

안상영 부산시장은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보석신청에 대한 법원의 답변이 없고 동성여객 이광태 대표가 검찰에 체포되자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유서와 옥중일기를 통해 드러났다.

유가족 대변인 박상헌씨를 통해 4일 공개된 유서는 편지지 9장 분량으로 가족 앞으로 쓴 것이 7장, 부산시민과 시직원들에게 보내는 것이 각각 1장씩이었다.

또 지난해 10월 16일 구속이후 17일부터 작성한 메모형식의 일기장 9장도 함께 공개됐다.

그러나 유족측은 탄원서와 법정 진술내용 등 소송과 관련한 부분과 유서내용중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는 가장 역할을 못하고 먼저 떠나는데 대한 죄스러움과 사랑을 표현했으며 시민과 직원들에게는 성원에 보답하지 못하고 중도하차하게 된 것에 대한 입장과 사죄의 뜻을 전했다. 또 일기는 면회온 사람들에 대한 기록과 옥중에서의 단상, 한시, 종교이야기, 검찰 수사와 J기업 박회장에 대한 원망, 옥중 생활의 힘겨움 등이 낱낱이 기록돼 있었다.

유족측이 5일 공개한 유서와 메모식으로 작성된 옥중일기에 따르면 최초 유서가 작성된 시기는 지난해 12월 17일로 동성여객 이광태 대표가 체포된 날이다.

이날은 또 안 시장측이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으나 재판부가 답을 하지 않은 날이기도 하다.

이날 작성한 유서에는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몇자 정리해 두고저 한다"며 가족과 부산시민, 시직원에게 각각 결심을 드러냈다.

자살을 결심한 전날인 16일만 하더라도 일기를 통해 "그래도 살아야 한다. Don't Stop"이라며 삶에 대한 강한 집착을 내비쳤다.

안 시장은 하루만에 이같은 결심을 한 것은 여론악화에다 보석신청에 대한 법원의 대답이 없는 상태에서 3억원을 자신에게 건넨 동성여객 이광태 대표마저 검찰에 전격 체포된 데 따른 부담감 때문으로 보인다.

안 시장은 이 대표에게 받은 돈을 이때를 전후해 돌려준 것으로 미뤄,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추가 혐의가 드러날 것을 예상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이 당시는 안 시장의 건강이 상당히 악화된 때로 16일자 일기에는 "약 없이 잘 수 없다. 어저께는 한 알 먹어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큰일이다. 뇌에 이상비대 정밀진단 필요. 머리 아프고 가슴 울렁거림.답답함..." 등을 호소했다.

일기에는 이 때부는 수사당국에 대한 불만보다는 건강문제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주로 기록, 자살을 결심한 이후의 마음을 추정케 했다.

이같은 기록과 검찰 수사 일정을 감안하면 안 시장은 지난해 12월 17일 자살을 결심했으며 직접적인 동기도 동성여객 뇌물사건에 대한 심적인 부담으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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