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늄 6~10KG이면 核彈제조-핵물질거래 왜 성행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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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獨逸에서 플루토늄 밀매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왜 核거래가 성행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한마디로 이는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폭탄 제조가 비교적 간단해플루토늄만 확보되면 웬만한 국가는 물론 테러단체들조차도 핵무기를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 제조방법은 이제 전혀 비밀이 아니다.
지난 76년 美프린스턴大에 재학중이던 존 필립스라는 학생은 6.96㎏의 플루토늄으로 2차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의 위력과 맞먹는 핵폭탄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34쪽의 책으로 펴낸 적도 있다.
가공할 위험이 잠재돼 있는 플루토늄의 밀매가 가능한 것은 우선 운반이 쉽기 때문이다.
플루토늄은 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로 암을 유발하지만 방사능이깊이 침투하지 못하기 때문에 천이나 납으로 싸는 보호조치가 없어도 된다.플라스틱용기가 부서질 경우 밀매꾼들은 종이상자나 자신의 옷안에 감춰 운반하기도 한다.
핵폭탄을 만드는데는 많은 플루토늄이 필요치도 않다.플루토늄 2.5㎏이면 최소형의 폭탄을 만들수 있고 6~10㎏ 정도면 테니스공보다 작은 크기로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우라늄을 재처리해 얻어지는 플루토늄은 폭발력이 큰 플루토늄239와 이보다 약한 플루토늄240으로 나눠지는데 플루토늄239가 90%이상 돼야 폭탄용으로 적합하다.최근 뮌헨에서 적발된 것은 플루토늄239가 87%였다.
이 플루토늄을 공모양으로 만들어 폭발물로 싼뒤 폭발시키면 구심성의 충격파가 생겨 플루토늄을 더욱 압축시키고 엄청난 원자들의 연쇄반응을 촉발시켜 폭발하게 된다.
폭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기폭제와 전자부품,폭발물 조종기술등이 필요하나 재래식 무기를 만들어온 국가들이나 폭발물 전문가를 갖춘 테러단체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스커드미사일등 핵폭탄 운반수단을 갖고 있지 못한 테러단체들로서는 거액의 돈이 들고 방사능의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핵폭탄 제조보다는 재래식 폭탄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밀매되는 플루토늄의 고객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순 없지만 핵무기 기술을 갖추고 핵폭탄을 보유하려는 비핵보유국일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이들 국가가 비밀리에 소규모 폭발실험을 하며 개발에 나서면 北韓처럼 노출되는 일도 없 이 핵폭탄을 보유할 수 있는 것이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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