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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의친구,나의동지-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2호 14면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의 추억을 그린 자전적 소설 『도쿄타워-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일본에서 4월 14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총 18억2000만 엔의 흥행 수입을 올려 상반기 흥행 톱10에 올랐다.

원작자 릴리 프랭키는 국적불명의 필명으로 소설가이자 칼럼니스트, 일러스트레이터로, 나아가 방송인이자 작사·작곡가로 활동해온 인물. 일본 서점 직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책으로 꼽으면서 ‘서점 대상’을 수상해 200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영화화에 앞서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이 이야기는 “전철 안에서 읽는 건 위험하다”는 입소문까지 얻었다.

‘나’(오다기리 죠)의 엄마(키키 키린)는 정착할 줄 모르는 아버지를 떠나 홀로 생계를 잇고 있다. ‘나’는 미술공부를 하겠다며 엄마를 두고 훌쩍 도쿄로 떠나는데, 꿈은 빠른 속도로 사그라지고 빚만 쌓여간다.

‘나’는 때때로 모습을 보일 뿐 가족을 내팽개치다시피 했던 아버지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엄마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 ‘나’는 일자리를 잡고 엄마와 도쿄에서 함께 살기로 한다. ‘나’는 비로소 엄마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지만 엄마의 암이 재발한다.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는 ‘불효 자식은 웁니다’라는 뻔한 감동 드라마에 그칠 수도 있었지만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투적인 신파극과는 구분된다.
엄마 역할의 키키 키린은 강인하지만 다정하고 귀여운 엄마(‘어머니’가 아닌 ‘엄마’다)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일본 미녀 선별가 협회’ 회장이고, 문장을 쓸 때 퇴고나 수정은 일절 하지 않는다는 독특한 작가의 페르소나를 연기한 오다기리 죠는 나른하고 느긋하며,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원작자 릴리 프랭키와 닮은꼴이다. 오다기리 죠가 연기하는 ‘나’의 방황은 이 영화를 성장영화로서도 손색이 없게 한다. 효심보다는 우정, 우정보다는 동지애에 가까운 모자 사이가 질척대지 않는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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