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타결 남북한.美의 입장-미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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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정부는 이번 북한측의 전격적인 핵연료봉 재처리동결 동의는김일성 사망후 사실상 권력을 세습한 김정일이 보인 對서방 문호개방의 중요한 진전이자 서곡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美백악관이 12일 오후 제네바로부터 北-美간에 전격적 합의가됐다는 보고를 듣고 북한핵문제해결의 커다란 진전으로 받아들이고심지어 일부 고위인사들은 상당히 흥분할 정도로 이를 반긴데서도알수 있듯 미국은 북한핵이라는 난제가 원칙적 으로 타결됐다는데크게 안도하는 반응이다.
그러나 워싱턴의 북한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북한측이 합의사항 이행에 얼마나 신속한 조치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하고 당장의 문안상합의에 너무 흥분할 필요가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
이는 미국내 상당수 전문가들이 이번 제네바회담을 북한측의 또다른 지연작전일 수도 있다는 의구심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더구나 냉각수조에 저장돼 있는 북한의 사용핵연료봉에 대한 보관문제와 제3국반출문제에 대한 합의에는 실패,이 문제는 다음달23일 재개되는 제네바회담까지 계속 현안으로 남아있고 비록 북한이 재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추후 실행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장이 없음을 그 예로 지적하고 있다.
이번 제네바합의에 따라 미국은 당장 두가지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되는 입장이다.한가지는 對북한경수로 건설을 지원할 경우기술과 자금을 미국이 부담하지 않고 한국.일본등 아시아국가들이원만하게 맡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다른 한가지는 美정부가 對북한지원을 위해 의회의 동의를 받아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양측 발표문안에서 밝힌 외교대표부냐 연락사무소냐,아니면 상당히 추상적으로 표시된「외교창구」가 이중 어느것을 의미하는 것이냐하는 문안해석상의 차이를 해소해야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미국측은 갈루치의 표현대로 연락사무소를 의중에 두고 있는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측은 이를 외교대표부로 문안을 작성함으로써상당한 견해차이를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외교대표부는 대사관이나 영사관등 공식적이고 연락사무소보다도 급수가 높은 공관의 형태를 의미하지만 연락사무소는 외교대표부의구실은 하지만 이보다 급수나 낮은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외교창구」라는 의미에서는 모두가 별다른 이의가 없어 추후 북한-미간의 협의에서 북한이나 미국 모두가 양보의 구실을마련한 문구로 볼수도 있어 다시 협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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