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세돌 “9관왕 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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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세돌 9단이 명인전에서 조한승 9단과 복기하며 활짝 웃고 있다.

명인전과 국수전에서 연승을 거두며 불가능해 보였던 이세돌 9단의 ‘9관왕’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이세돌은 16일 벌어진 국내 최대의 강원랜드배 명인전 결승 2국에서 조한승 9단을 꺾고 2연승을 거뒀다(212수, 백불계승). 이세돌은 남은 세 판 중 한 판만 이기면 명인전 우승과 함께 7관왕에 오르게 된다. 결승 3국은 30일 강원랜드 하이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1, 2국 두 판 모두 이세돌 쪽이 불리한 형세였으나 역경에 처하면 더욱 치열해지는 특유의 승부기질로 연속 역전을 이끌어 냈다. 큰 승부가 언제나 그렇듯 이세돌과 조한승의 명인전 결승전도 ‘기량’보다는 ‘기질’이 승부의 열쇠가 되고 있다.

 이세돌 9단은 명인전에서 승리한 이틀 후인 18일, 최기훈 초단의 돌풍을 잠재우며 국수전 도전자가 됐다.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 3번기 2국에서 불과 111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둬 2대 0으로 도전권을 거머쥔 것. 이세돌은 현 국수 윤준상 6단과 국수 자리를 놓고 5번 승부를 펼치는데 첫 판은 11월 1일 시작된다. 현재 6관왕인 이세돌은 명인전을 따내면 7관왕이고 국수전에서 승리하면 8관왕이 된다.

 이세돌 9단은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에선 4강에 올라 있다. 여기서 이기면 드디어 ‘9관왕’이 된다. 조훈현 9단은 자신의 독주 시대였던 1980년대에 11개 타이틀을 모두 따내 전관왕에 오른 적이 있고 이창호 9단도 94년 왕위전을 제외한 13개 타이틀을 독식한 적이 있으나 강자들이 많아진 90년대 중반 이후 10년 넘게 이렇게 다관왕에 오른 기사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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