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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카 3총사, 이웃사촌이 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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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페라리·마세라티.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수퍼카들이 이달과 다음달 서울 도산대로에 차례로 전시장을 연다. 그것도 세 매장이 서로 나란히 또는 마주 보고 들어선다. 이에 따라 원조 수입차 거리인 도산대로가 이탈리아 수퍼카 세 브랜드의 대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 수퍼카 브랜드별 도입 모델과 마케팅 전략 등을 알아봤다.

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의 공식 수입판매원인 참존임포트는 26일 서울 논현동 도산대로에 2개층 661㎡(약 200평) 규모의 전시장을 연다. 그동안 병행수입업체(그레이 임포터)들이 일부 들여오긴 했지만 공식 딜러가 매장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본사에서 생산되는 5가지 모델을 모두 수입할 예정이다. 가야르도 모델 3종(쿠페·스파이더·수퍼레지에라)와 무르시엘라고 모델 2종(LP640 쿠페·로드스터)이다.

 당초 트랙터를 생산하던 람보르기니는 세 브랜드 중 가장 늦은 1963년 고급 스포츠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야르도·무르시엘라고 등 모델명은 모두 유명한 황소 이름에서 따왔다.

 가야르도는 최고출력 520~530마력, 최대 토크 52㎏·m의 힘을 자랑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315㎞,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높이는데 3.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무르시엘라고는 차체 전 부분을 탄소섬유로 만들었다. 최고 출력 640마력, 최대 토크 67㎏·m로 힘에 있어 가야르도를 앞선다. 최고 속도는 시속 340㎞, 시속 100㎞ 도달 시간은 3.4초에 불과하다.

 참존임포트 관계자는 “람보르기니 고객들이 도전·위험·전율·공포의 경계선에 있는 최고의 쾌감인 ‘드라이버스 하이(Driver’s High)’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한 차라는 뜻이다. 이런 특징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마케팅도 시승행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시승은 일반 도로가 아닌 람보르기니 전문 드라이브의 지도 하에 트랙에서 진행된다. 회사 측은 “시험 운행을 원하는 잠재 고객들은 앞으로 참존임포트를 통해 신청하면 람보르기니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가격은 26일 정식 개장 때 공개된다. 3억~4억원대로 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페라리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통하는 페라리는 기존 수입업자인 쿠즈플러스와의 계약을 해지한 뒤 새로운 사업자를 물색해 왔다. 이번에 운산그룹 계열사인 FMK가 독점수입권을 체결하고 11월 초 도산대로에 1층 규모의 페라리 전시장을 연다.

 1947년 엔초 페라리가 창시한 페라리는 연간 5700대의 차량을 이탈리아 마라넬로 공장에서 생산한다. 한국에 들여오는 페라리 모델은 4가지. F430은 포뮬러원(F1) 경주 차량에 장착되는 E-Diff(페달을 밟는 정도, 휠 슬립, 구동 바퀴의 무게배분 등 주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 시스템을 처음으로 탑재한 차량이다. 최고 출력 490마력, 최대 토크 47.4㎏·m이다. F430 스파이더는 F430에 전동식 소프트 톱을 탑재한 모델이다. 599 GTB 피오라노는 역대 페라리 중 ‘엔초 페라리’ 다음으로 가장 뛰어난 성능의 모델로 꼽힌다. 엔초의 엔진을 튜닝해 최고 출력 620마력을 과시한다. 612 스카글리에티는 다른 모델과 달리 4명 탈 수 있는 페라리다. 이들 차량의 가격은 3억~5억원대가 될 예정이다.

 FMK 측은 “페라리는 한정된 생산량 때문에 수요초과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정량의 재고량을 갖춘 뒤 판매하지 않고 주문판매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문제작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외관·카페트·소프트톱의 색상들을 취향에 따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전시장은 페라리 본사의 기준에 맞춰 꾸며진다. 모든 가구는 이탈리아 최고급 브랜드인 ‘콜트라노 프라우’에서 주문제작한다. 이탈리아 와인을 즐기며 차를 구경할 수 있는 고객라운지도 마련한다. FMK는 최고급 수퍼카라는 특성에 맞게 본사 방문이나 F1 그랑프리 초청 등을 통한 VVIP 마케팅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마세라티
 마세라티도 페라리와 같은 FMK사가 수입해 들여온다. 전시장은 11월 중순께 페라리에 이어 도산대로에 자리잡는다.

 1914년 창립된 마세라티는 수작업 주문생산으로 유명하다. 고객의 주문이 있어야 생산에 들어가고, 모든 작업공정이 사람 손으로 이뤄진다. 특히 경주용 차에 세단의 성격을 가미해 대중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차종은 콰트로포르테와 콰트로포르테 스포츠 GT, 그란투리스모 세 가지다. 이탈리아어로 ‘4도어’라는 뜻을 가진 콰트로포르테는 ‘럭셔리 스포츠세단’이라는 카테고리를 개척한 모델로 평가된다. V8기통 엔진은 최고 출력 400마력으로 최고 속도는 시속 275㎞, 시속 100㎞ 도달 시간은 5.2초를 기록한다. 올해 출시된 콰트로포르테 스포츠 GT는 50.8㎝(20인치) 휠을 장착하고 인테리어를 카본으로 장식한 스포티 버전이다.
 그란투리스모는 4명이 탈 수 있는 2도어 쿠페다. 4.2L V8 엔진으로 최고 405마력의 출력을 낸다. 시속 285㎞의 최고 속도와, 시속 100㎞ 가속시간 5.2초의 성능을 발휘한다.

 마세라티의 가격은 1억~2억원대다. FMK 관계자는 “전통 스포츠카인 페라리와 비교해 마세라티는 일상적으로도 타기 편한 차”라며 “페라리보다 더 많은 고객, 특히 여성에게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세라티는 ‘명품 마케팅’을 벌일 벌일 예정이다. 이탈리아 유명 패션 브랜드인 페라가모가 제작한 ‘마세라티 백’을 고객에게 선물하는 식이다. 이달 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영화배우 문소리씨에게 콰트로포르테 스포츠 GT를 의전차량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한애란 기자

◆수퍼카(Super Car)=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흔히 다섯가지 조건에 부합해야 수퍼카로 불린다. 높은 출력과 뛰어난 성능,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과 인체공학적 인테리어, 그리고 높은 가격이다. 모터스포츠 경기에 출전하는 레이싱카에 맞먹는 성능(최고 시속 300㎞, 시속 0~100㎞ 도달 시간 3~5초)을 갖춘 채 일반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는 최고급 스포츠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수퍼카 메이커는 람보르기니·페라리·마세라티 외에 파가니존다·매클래런·부가티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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