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와 대구시가 지원한 국립대구박물관 개관 늦어져-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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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문화체육부와 대구시가 국고지원.시비등 2백70억원을 들여 3월에 완공한 국립대구박물관 개관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박물관의 전시관이 지방자치시대에 걸맞는 특색을 살리지 못한데다 전시유물 절대량이 부족,박물관측이 출토유물을 수집하 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대구박물관은 대구시수성구황금동 범어공원내 3만여평에 지하1층.지상 2층.연건평 4천평규모로 90년 7월에 착공,올 3월 완공됨에 따라 10월「문화의 달」을 맞아 개관키로 했었다.
그러나 문화체육부가 당초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사학계의 의견을 무시하고 박물관을 유물전시관 위주로 설계하는 바람에 경주.진주박물관등 기존 영남권박물관과 다름없는 단순한 역사박물관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뿐만아니라 박물관 인력이 부족해 업무추진에 차질이 생긴데다 전시유물을 경주.진주.부여.
청주.광주등 전국 8개 박물관에서 이관해야 하는 문제도 안고 있다. 또 이들 박물관에서 가져올 유물이 9백여점에 불과해 전시예정규모인 1천5백점에 비해 크게 부족하자 박물관측은 대구.
경북지역 각 대학박물관에 대한 출토유물의 이관을 추진할 계획을세웠으나 학계에선 발굴유물의 연구및 전시관례상 국가귀 속이 어렵다며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다.
경북대박물관의 경우 1944년 태평양전쟁으로 철거된 대구시립박물관 소장품과 그동안 지역에서 발굴한 유물등 1만3천여점을 소장하고 있으며,영남대박물관은 임당고분 출토품등 1만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계명대.대구대.효성여대등에서도 가야고분등에서 발굴한출토유물을 2천~3천여점씩 보유중이다.
경북대박물관 尹容鎭관장(61.고고인류학)은『대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중 이관 전시할 품목은 거의 없다』며『국립대구박물관은 지방자치시대에 걸맞게 역사.고고.민속관등 지역 특색에 맞아야 하는데도 지역학계의 여론수렴도 없이 지방에 전통적인 전시박물관을 하나 더 늘려 놓은 것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립대구박물관 金誠龜 초대관장은『전시유물을 다른 박물관에서 이관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 개관이 늦어지고 있다』며『특색있는 박물관이 되도록 구체적인 전시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大邱=金善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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