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랜드 주변 90만㎡ 숲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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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울 동북부 지역은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으로 평가됐다. 주거 환경도 좋지 않은 데다 시민들이 쉬고 즐길 수 있는 공원도 변변한 게 없어 주민들은 불만이었다.

하지만 2013년까지 서울 강북구 번동에 90만5278㎡(약 27만4000여 평) 규모의 대형 공원이 생겨 서울 동북 지역에 사는 시민들의 휴식처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16일 서울 강북의 주거 밀집 지역인 강북구 번동 드림랜드 부지 일대에 대규모 공원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새로 조성되는 공원은 남산공원(290만㎡), 월드컵공원(270만㎡), 올림픽공원(145만㎡), 서울숲(120만㎡)에 이어 서울 시내에서 다섯째로 큰 규모다.

서울시는 장위.길음.미아 뉴타운 조성 등으로 이 일대에 사는 주민들은 폭발적으로 느는 데 반해 주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녹지 공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이곳에 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공원이 완성되면 서울의 동북 지역 6개 구(강북.성북.도봉.노원.동대문.중랑)에 사는 265만여 명의 주민(시 전체 인구의 25.5%)이 즐길 수 있는 녹지공간을 얻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강북 한복판의 주거 밀집 지역에 생기는 대형 녹지공원은 삶의 질을 높여줄 뿐 아니라 침체된 강북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원을 만드는 데에는 토지.건물 보상비 2305억원을 포함해 28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드림랜드 부지의 활용을 위해 토지 소유주들과 협상해 왔다.

◆주택 밀집 지역에 매머드급 공원=새로 생기는 공원은 강북구 번동 드림랜드(34만7931여㎡)와 인근 땅으로 구성된다. 드림랜드 인근의 땅은 모두 녹지 또는 공원용지로 지정돼 있다.

서울시는 국유지와 사유지 등을 매입해 공원으로 꾸밀 계획이다. 녹지에 들어서 있는 40여 채의 무허가 주택은 철거된다.

전체 공원 면적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드림랜드는 1987년 문을 연 이래 강북 지역의 대표적 놀이공원 역할을 해 왔지만 에버랜드.서울대공원 같은 대형 놀이공원에 밀려 쇠락을 거듭했다. 공원 조성 계획에 따라 드림랜드에 있는 각종 놀이기구는 모두 철거된다.

공원은 푸른 숲이 울창한 산책공간과 문화의 향기가 나는 공간을 기본 주제로 해서 만들어진다. 공원 중앙에는 서울 도심과 북한산.도봉산 같은 강북 전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태양열 전망타워가 들어선다.

공원 곳곳에는 산업과학체험관, 조각공원 같은 시설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로 세워지는 산업과학체험관에서는 관련 업계의 협조를 구해 자동차.선박.우주항공 관련 최신 기술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공원 중앙에는 호수가 들어선다. 또 동물들이 공원 내 녹지 곳곳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도록 생태 연결 통로(에코브리지)도 놓인다.

◆공원은 2단계로 조성=공원은 2단계로 나누어 만들어진다. 시는 1단계로 2010년까지 강북구 번동 드림랜드 부지와 주변 부지 32만㎡ 등 총 66만2600여㎡ 규모의 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이어 나머지 24만2651㎡에 대한 공사에 착수해 2013년까지 공원 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2단계 사업 지역에는 산책로와 식물원처럼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선다. 시는 내년 초 시민.대학생.전문가 아이디어 공모와 국제 현상공모를 거쳐 2009년께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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