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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쏙!] 속속 생기는 영어유치원…우리 아이에 딱 맞는곳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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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처음엔 아이가 엄마도 모르는 영어 노래를 술술 해대서 놀랐어요. 그렇지만 계속해서 그것뿐이더군요. 영어 노래나 배우다 끝난 건 아닌가 싶더라고요.”

 박모(초등 2)군의 어머니 김모(38)씨는 유아 시기 영어 교육에 부정적이다. 박군은 취학 전 일반 유치원의 영어반에 다녔다.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교사가 함께 가르치는 코스로 한국인 교사만 있는 다른 반보다 두 배는 비싸다. 김씨는 “영어권 체류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면 모를까 영어를 전혀 접해보지 못한 아이들은 원어민 수업을 따라가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2. "발음부터 달라요. 원어민 교사를 상대로 번쩍 손을 들고 답변하는 아이가 대견스럽죠. 학원에서 배운 이야기를 집에 와서 하는데 제법 다 이해하는 것 같아요.”

 황모(35·여)씨는 지난해 아들 김모(초등 1)군을 YBM/ECC 아이비 키즈 과정에 보냈다. 1월생이라 한 해 일찍 초등학교를 갈 수 있었는데 시기를 늦추고 1년간 유아 영어 전문학원에 보냈다. 황씨는 “한글 습득에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부분은 느끼지 못했다”며 “둘째 아이도 영어학원에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처음엔 어려워하지만 아이들이라 그런지 쉽게 적응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10월이면 어린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은 내년 원아 모집을 위한 유치원 설명회를 찾아 다니며 다양한 정보 수집에 한창이다. 최근엔 ‘영어 유치원’(유아 전문 어학학원)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그러나 비용도 만만치 않고 어린 시기에 자칫 인성 교육 등을 그르치지 않을까 싶어 고민하는 학부모도 많다.

 최근 유아 어학학원에선 영어뿐 아니라 수학·과학·요리·연극 등 다양한 활동을 영어로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 영어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균형 학습에 대한 욕구도 큰 학부모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다.

 ◆영어로 예절 교육=영어 조기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소위 ‘버릇이 없다’는 꾸지람을 듣기도 한다. YBM/ECC는 글로벌 매너를 배우는 ‘굿 매너스(Good Manners)’라는 예절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YBM의 안지연씨는 “어른에게 물건을 건넬 땐 원어민 교사라도 두 손으로 드리게 하는 등 예절 교육을 한다”고 설명했다. 비행기에서의 예절을 역할놀이를 통해 배우고, 도서관 놀이를 하면서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떠들면 안 된다는 점도 깨닫게 한다. LCI 영어 유치부에서는 초등학교 진학을 대비한 질서교육과 인성교육을 실시하며, 서강대 SLP의 ‘레인보우 브리지’도 유아기 인성 교육에 중점을 둔다.

 ◆영어로 다양한 과목 수업=유아 영어학원들은 간단한 과학실험이나 공작을 통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덧셈·뺌셈 등 수리 이해도 영어로 가르친다. 유아 전문 영어교사들은 눈으로 보이는 사물과 쉽게 이해되는 개념을 통해 아이의 주의를 끌면 자연스럽게 영어 학습이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놀이교육도 활용된다. 정철어학원주니어 JCK는 피터팬·신데렐라·피노키오 등의 영어 연극을 통해 창의력을 기르게 한다.

배노필 기자

◆유아 전문 어학학원=‘영어 유치원’은 올바른 용어가 아니다. 유아 전문 어학학원이라고 해야 한다.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이 정하는 교육기관이다. 대학에서 유아교육과를 졸업했거나 일정 학점을 취득한 사람 등이 교사 자격을 갖는다. 반면 소위 ‘영어 유치원’은 학원에 속한다. 어학학원에 성인반이 있듯 유치부가 따로 있는 셈이다. 교사는 학원 강사에 준하는 자격이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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