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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권력에 의한 살인" … 네티즌 "무책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 부산 구치소에서 자살한 안상영 부산시장

안상영 부산시장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정치권도 안 시장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부산시 홈페이지(www.metro.busan.kr) 시민자유게시판에는 4일 아침부터 안시장 자살에 대한 시민들의 다양한 반응이 끊이지 않았다. 이유에 어쨋든 안시장을 추모하는 의견과 함께 뇌물을 받은 피의자 신분인데 부산시 시장(市葬)으로 장례를 치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없지 많았다.

'아쉬움'이라는 ID의 네티즌은 "먼저 고인의 명목을 빕니다.개인적으로 억울한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으시겠지만 어찌 됐건 한평생을 열심히 사셨던 분임에는 틀림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최근의 몇가지 실수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셨고 그래서 결국 자살이란 행위를 선택하셨던거 같네요…"라고 글을 올렸다.

'김씨'라는 한 시민은 "불미스런 사건으로 부산시민들에게 엄청난 분노를 일으꼈지만 그래도 부산국제영화제.신항만 건설등 부산의 현안을 무리없이 이끌어 왔지 않습니까.고인의 명복을 빌며 차기 부산시장님에게 많은 기대 하겠습니다."고 추모했다.

'나그네'는 "가신님 편히 잠드소서.시민의 한사람으로 가슴이 아픔니다.살기좋은 우리 부산 만들어 행복한 부산 이끌어갈 계획은 어디로 갔나요."라고 애도했다.

반면 뇌물 수수 혐의는 끝까지 밝혀야 하고 부산 시장(市葬)에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끊이지 않았다.

'노동자'라는 네티즌은 "고인에게는 미안하나 뇌물수수 혐의자를 부산 시장으로 치룬다는 것을 문제"라는 의견을 올렸다.

'칫'은 "뇌물수수로 수감까지 돼 자살한 사람에게 부산시葬을 치뤄준다니 부산시민들이 부끄러워하고 타 시도에서 비웃을 일"이라며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민' 역시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하지만 부산시 시장으로서 명예롭지 못하게 공무원으로서 뇌물수수와 관련,구치소에 수감돼 자살한 것은 책임없는 행동"이라고 글을 올렸다.

또다른 네티즌은 사람이 죽었다고 수사를 덮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여야 정치권도 자살의 경위 등을 밝히기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안시장의 자살을 "권력에 의한 살인"으로 규정하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강력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은 주요 당직자 회의을 열고 진상조사단을 구성키로 했다. 단장은 권철현 부산시지부장이 맡을 예정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당직자들은 강금실 법무장관에 대한 탄핵까지 시사했다. 홍사덕 총무는 "교정 업무를 총책임지는 사람이 그 자리를 지킨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국회에서 협의해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최병렬 대표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특히 "안시장과 오랜 세월 절친한 사이였다"며 두번이나 울먹였다. 그는 "설에 구치소에 면회를 가서 만났을 때 '도저치 견딜 수 없다'고 말하더라"며 눈물을 비쳤다. 崔대표는 " 비리사건이 터진 뒤에 부산에 가서 만났을 때 안시장이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에 올 때마다 도와달라며 같이 손잡고 가자고 했다'고 말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터졌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상임중앙위원 회의에서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잘못된 우리나라 교도행정의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조대표는 "진상을 규명해서 책임을 밝혀야 한다"며 "법무장관을 비롯해 책임 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수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의 김정길 상임중앙의원은 "애석하고 안타까운 일이다"며 "조문을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고인을 위해 어떤 정치적인 접근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뉴스팀, 박승희.강갑생.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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