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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총장부터 학생·교직원까지 ‘이웃으로’ ‘해외로’ 자원봉사 물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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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총장 등 모든 교직원으로 ‘피닉스 자원봉사단’을 구성한 순천향대 의과대학 교수·간호사 등이 아산시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순천향대 제공]

12일 오후 충남 아산시 노인복지시설인 정애시니어홈.30∼50대 자원봉사자 남·여 10여명이 이 복지시설에 수용된 노인들과 얘기를 나누며 인근 숲길을 걷고 있었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몸이 불편해 진료를 받으려는 노인들을 휄체어에 태우고 간이 병원으로 데려갔다.또 여성 자원봉사자들은 복지시설 목욕탕에서 노인들 목욕을 시켜 주고 빨래도 해 주었다. 같은날 복지시설 인근에서는 의사· 간호사 등 10여명이 외국인 노동자와 지역 주민들을 위해 당뇨검사,혈압측정 등 의료봉사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총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자원봉사자로 나선 순천향대 교직원들이다.
 이 대학 이정규 대외홍보팀장은“지방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이라기 보다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벌여야 할 의무도 있어 총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자원봉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순천향대가 1일 서교일 총장 등 모든 교직원 153명으로 ‘피닉스 직원봉사단’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총장을 포함해 전직원이 자원봉사단을 구성한 것은 전국 대학 중 처음이다. ‘함께하는 이웃, 건강한 지역사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발족한 이 대학 자원봉사단은 20여명씩 한 조를 이뤄 매월 한 차례씩 사회복지시설, 일손이 부족한 농촌을 찾아 릴레이 봉사활동을 펼친다.

봉사단 발족 후 첫 봉사활동을 벌인 의료봉사단은 12일 하루 해외 노동자,지역 주민 등 500여명에게 건강진단과 간단한 치료를 해 주었다. 두 번째 자원봉사단은 20일 아산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순천향대 천안병원 의료진과 함께 지역민을 위한 의료봉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순천향대 자원봉사활동 중 가장 큰 특징은 해외 의료봉사다. 의과대학과 전국에 4개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의료봉사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특히 서 총장이 ‘봉사는 나의 사명’이라는 신조를 가지고 직접 해외의료봉사에 나서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이 대학 의료봉사단은 의대 교수와 간호사 등 70여명과 후원단체 등 100여명으로 구성됐다.이들은 매년 여름방학을 이용,캄보디아 등 의료 사각지대인 후진국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친다. 물론 이들 의료봉사단은 해마다 봄·가을로 충남지역을 순회하며 봉사활동을 벌인다.국내 의료봉사활동에는 반드시 학생들도 참여한다.학생 때부터 자원봉사의 참뜻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다.

순천향대에는 직원봉사단 외에 학생들 자원봉사 동아리도 상당수에 이른다.지난달 말 현재 이 대학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 동아리는 12개나 된다. 이 대학 컴퓨터학부 학생들로 구성된 8월 아산시 영인면 신봉리 내이랑 마을에서 120여 세대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하고 낡은 부품도 교체 해 줬다.

신진호 기자



“봉사도 대학 경쟁력 키우는 요인”

순천향대 서교일 총장

순천향대는 총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자원봉사가 몸에 뱄다. ‘봉사는 나의 사명’이라는 총장의 경영지침 아래 전 직원이 지역은 물론 해외까지 나가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교일(사진) 순천향대 총장의 ‘봉사인생’ 의미를 들어봤다.

 -얼마 전 직원봉사단을 발족했는데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와 원동력이 있다. 봉사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본다. 때문에 지난 달 말 ‘함께하는 이웃, 건강한 지역사회’를 기치로 교직원이 참여하는 ‘피닉스 직원봉사단’을 발족했다. 대학의 교육이념인 ‘인간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해외 의료활동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는데

 “대학발전에 기여한 총장으로 기록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참 인술을 펴는 의료인, 지역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서는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2003년부터 매년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캄보디아로 떠났다. 현지의 의료환경이 열악해 체류기간 내내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진료를 했다. 의료진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캄보디아 주민들을 실망시키기 어려워 매년 찾고 있다.”

 -학생·직원들 사이에서 청진기를 들고 환자를 쫓아 다니는 분이라고 하는데

 “청진기를 직접 들고 지역사회를 돌아다닌다. 그래서 그렇게 부르나 보다. 총장이기 전에 인술을 펴야 하는 의사로서 당연한 의무이자 사명이다. 총장이 나선다고 보지 말고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 의술이 필요한 곳을 찾아 다닌다고 보면 된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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