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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고위급회담 북한입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北-美 3단계 고위급회담이 재개되는 5일을 하루 앞두고 이번에는 회담이 상당한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커지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협상 전략이 金日成 생전때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또 한번의 對북한 제재논의가불가피하고 이는 北-美 모두가 원치않는 일로 양측이 큰 부담을안고 회담에 임하고 있다는 점도 그같은 배경을 이루고 있다.
3단계 회담에서 최우선적으로 다뤄질 사안은 북한이 인출한 연료봉의 처리문제.
지난달 8일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이 3단계회담이 진행중인 동안에는 연료봉의 재처리와 재장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점을 상기시키고 인출한 연료봉을 제3국으로 이송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알려져 있다.
북한은 인출 연료봉을 제3국으로 이송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기술 및 안전상의 이유로 연료봉이 완전히 냉각된 이달말 이후에는 재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연료봉 재처리는 핵협상의 결렬을 의미한다고 경고하고 기술 및 안전상의 대책으로 연료봉이 담긴 냉각수의 화학처리와 전문가 파견을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지난 8일 접촉에서 드러난 양측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돼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는 핵문제 전반을 해결하는 과정 전체에서 매우 지엽적인 문제일 뿐이라는 점에서 이번 협상이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있다. 핵문제 해결 전체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다루어질 문제는 북한의 영구적인 핵개발 중지와 북한에 대한 경수로지원 및 北美관계개선을 교환하는 문제.
미국은 북한에 핵개발 영구중지를 위해 인출된 연료봉의 재처리포기는 물론 과거 핵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 수용 등을 요구하는 한편 북한에 대한 경수로 지원의 구체적 방안과 파격적인 北-美관계 개선방 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수로 문제에 대해 지난달 로버트 갈루치 美국무차관보가 방한했을 때 韓美는 韓國형 원자로를 받아들이도록 제안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양국은 이 문제는 협상추이를 지켜보며 최종 결정키로 했다. 특히 갈루치 차관보는 경수로의 기종보다는 핵문제 해결자체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韓國도 이해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핵문제 해결이 경수로의 기종선택보다 우선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해 정부가 美國입장에상당한 이해를 표시했음을 뒷받침했다.
또 美國은 北韓과 외교관계 개선 등에서 이익대표부 설치 단계등을 뛰어넘어 연락사무소나 더 진전된 영사관 설치 등을 수용할수 있다는 입장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미국이 金日成 사후 전환기를 활용,北韓에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덩샤오핑(鄧小平)중국 최고지도자의 사망후 예견되는 동북아시아 정세에 대비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일부에선 주로 美國기술로 건설된 韓國형경수로를 북한에 지원하는 것은 美국내법에 저촉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는 北-美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충분히 해소되는 문제』라고 말해 美國이 北韓과 상당히 큰 폭으로 관 계개선을 시도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정부는 3단계회담에서 美國이 핵문제 타결을 서두르면서 韓國의 입장이 희생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정부의 가장 큰 관심은 한국형원자로의 관철과 北-美간 평화체제 합의가 나와선 안된다는 점 등이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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