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취임한 그는 시장 중시 전략을 폈다. 최 사장은 “기존 시장은 더 넓히고, 없던 시장은 새로 만들라”며 임직원을 독려했다. 그 결과 휴대전화 판매량이 급증했다. 3분기에만 4260만 대의 단말기를 팔았다. 사상 최대 분기실적이다. 프리미엄폰(고가품)만 고집하지 않고 중·저가폰 시장을 파고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럽과 북미시장의 최첨단 프리미엄폰 시장에 주로 공을 들였다. 하지만 최 사장은 달랐다. "시장에 해답이 있다”며 러시아·중국과 중남미·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 100달러 안팎의 단말기를 공급했다.
최 사장은 해외 판매법인의 마케팅 현황을 직접 보고받고 경기도 수원 본사와 경북 구미 공장, 해외 각지에 흩어져 있던 개발 포스트를 수원으로 일원화하는 등 판매와 개발의 전열을 가다듬었다. 특히 최 사장은 원가 싸움은 ‘경쟁(competition)’이 아니라 ‘전쟁(war)’이라며 납품업체의 생산 체제를 조목 조목 따졌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최 대리’다.
이같이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은 ‘제2 도약기’를 맞고 있으나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최 사장은 올해 초 취임 당시 “1년만 기다려 달라. 노키아를 따라잡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노키아와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키아는 2분기에만 삼성의 세 배 가까운 1억80만 대를 팔았고, 영업이익률(21%)도 삼성전자보다 훨씬 높았다. 휴대전화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노키아처럼 신흥시장에서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며 “최 사장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장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