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늘 생각 없다면서 결국 핵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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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핵무기 가질 의사 없다"=김 위원장이 "핵 가질 의사가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통일연구원 정영태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언제 핵을 가져야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들은 늘 '핵을 가질 의사도 능력도 없다'고 하면서 결국 핵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어 "김 위원장이 직접 어떤 얘기를 했다고 해도 신뢰를 주기 어렵다"며 "약속만으로 판단을 하기엔 북한 체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순수하고 순진한 얘기"라고 말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인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도 "노 대통령의 시각 교정이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며 "국가원수가 북한의 일방적인 얘기를 근거로 낙관적인 생각을 불어넣는 게 바람직한 일인가"라고 따졌다.

②"임기 중 종전선언 희망"=노 대통령은 임기 내 종전선언을 희망했다.

고려대 남성욱 교수는 "종전선언은 동북아의 국제문제로 우리가 희망한다고 되는 시나리오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그런 문제를 애매한 화법으로 얘기하는 게 동북아의 큰 게임에서 한국이 제외당하는 외교적 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남 교수는 "우리 민족끼리 코드에 묻힌 국수적이고 민족주의적이면서 비외교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정영태 연구위원은 "현 정부의 희망사항이긴 하다"며 "그러나 남북이 직접 해결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방연구원 전경만 연구원도 "핵 해결을 전제로 종전선언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 당사국의 사전 협의가 있어야 할 테고 정상회담으로 연결돼야 하니까 사실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③"독재자는 때론 호탕하고 실용적이다"=노 대통령의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에 대다수 전문가는 당혹했다.중앙대 장훈 교수는 "노 대통령이 북한 정치 체제 전반적인 폐쇄적 성격과 김 위원장 개인의 개방적이고 거침없는 스타일을 연결지어서 생각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며 "심각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인간적인 면을 처음 보고 그런 판단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포괄적으로 본다면 달라질 것"이라며 "아주 순진한 평가"라고 말했다. 정영태 선임연구위원은 "독재자란 건 어떤 면에선 단도직입적이고 때때로 호탕하고 실용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경만 연구원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전략적으로 언급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④"결국 국민 부담이 될 것"=통일 비용을 두곤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정영태 선임연구위원은 "경제협력에 수조원의 비용이 들 것이란 예상은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며 "당장 수조원을 마련해야 되는 일이 아니지 않으냐. 좀 더 과감하게 북한과의 경협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흥길 의원은 "현재로선 그리 많은 액수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데 결국 국민 부담으로 전가된다"며 "기업 부담이라거나 정부 예산이 안 들어간다고 말하는데 그건 상당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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