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공연 때 기립박수 참모들 말렸지만 내가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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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공연을 보기로 했는데, 처음에 우리가 갈 때는 '내용이 무엇이든 그냥 보자' 이런 생각이었다. 막상 가 보니까 민감한 내용이 많이 줄었거나 달라졌다는 평가였다. 그런데 마지막에 역시 하나가 민감한 게 있었다. 마지막에 모두가 일어서서 기립해 박수 치는 순간인데, (참모들이) 우리만 달랑 앉아 있을 거냐, 아마 그런 고민이었던 모양이다. 의논을 해가지고 보고하기를 '서기는 서고 박수는 안 친다' 그렇게 건의가 올라왔다. 그래서 '무슨 소리요'라고 했는데 수행했던 각료들이 보기엔 아무래도 안 되겠던지 '서기는 서되 박수 안 치는 걸로 합시다' 하고 다시 왔다. 그러면 '내 혼자만 치지' 그렇게 나갔다. 나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우리 여론의 인심을 얻어야 되느냐, 북쪽의 호감을 사야 되느냐. 내가 여기까지 온 걸음이 얼마나 어려운 걸음인데 와서 마지막까지 하나라도 본전 찾고 가자면 북쪽의 호감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박수 쳤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에 대해선 "당신은 치지 마시오 했더니 안 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람(권 여사) 하는 얘기가 '나는 북쪽에 오면 매 맞게 생겼고, 당신은 남쪽에 내려가면 매 맞게 생겼으니까, 이제 우린 북에 가도 욕먹고 남에 가도 욕먹게 됐다'고 얘길 하더라"고 덧붙였다.

◆북측, 노 대통령을 "우리 대통령"=평양 정상회담 기간에 북측 경호원들이 노 대통령을 "우리 대통령"이라고 불렀다고 권 여사가 뒷얘기를 공개했다. 권 여사는 이날 청와대로 여성계 인사들을 초청해 남북 정상회담 결과 설명회를 열고 "남북 경호원들이 똑같은 옷을 입고 배지만 달랐다"며 "남측 경호원이 '우리 대통령 어디 가셨지?'라고 하니까 북측 경호원들도 '우리 대통령은 어디 가셨지?'라고 말해 놀라웠다"고 말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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