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음악사업 ‘삼각 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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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휴대전화기 안에 담긴 음악들을 미리 들어 본 뒤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 돈을 내고 내려 받는 서비스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KTF 등 3사는 휴대전화 단말기와 모바일 음악을 결합한 ‘휴대폰 뮤직 트라이&바이(Try & Buy)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키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휴대전화기에 기본적으로 주요 음악이나 뮤직 비디오의 일부를 담아 고객이 미리듣기(축약 버전)로 감상하게 한 뒤(TRY) 원하는 음악을 골라 구입해(BUY) 내려 받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휴대전화기에 음악을 내려 받으려면 돈을 내고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의 무선 인터넷에 접속해 미리듣기를 이용해야 했으나 새 서비스가 나오면 그런 불편과 부담이 없어지게 된다.

3사는 내년 초 공동으로 3세대 휴대전화(WCDMA) 음원 전용 단말기를 개발해 3월 이전에 이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또 3사가 5억원씩 모두 15억원을 들여 국내 정상급 뮤지션의 디지털 싱글 앨범 및 뮤직 비디오를 제작하기로 했다. 자체 제작한 앨범과 뮤직 비디오는 새로 출시하는 음악전용폰에 담는다. 서비스 초기에는 단말기 내장 음악이 3∼5곡 정도에 불과하지만 업데이트 기능을 이용해 수시로 최신곡들을 단말기에 추가로 담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원수 SK텔레콤 뮤직사업부장(상무)은 “내년에 단말기와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에도 고객 반응을 계속 분석해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고 싸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국내 이동통신 업계를 대표하는 3사가 이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한 것은 점점 커지는 국내외 모바일 음악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삼성전자는 모토로라·애플 등 해외 경쟁 업체들이 첨단 음악 전용폰을 잇따라 내놓는 데 대해 승부수를 띄운 측면이 있다.

이경한 삼성전자 SFC그룹장(상무)은 “이번 프로젝트는 3세대 휴대전화 서비스에서 앞서 있는 국내 이동통신회사들과 ‘윈-윈’ 체제를 구축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며 “SK텔레콤과 KTF는 음악 서비스 매출을 늘리고, 삼성전자는 뮤직폰 판매를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수 KTF IE사업본부장(상무)은 “새 서비스가 돈을 내지 않고 불법·편법으로 온라인 음악을 내려 받는 사례가 많아 크게 침체된 국내 음악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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