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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삼성과 함께 만드는 자바폰 애플의 아이폰 뛰어넘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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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스콧 맥닐리(53·사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이하 썬) 회장은 9일 “미래는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어디서나 원하는 작업을 하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곧 컴퓨터가 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그는 “썬이 5월 공개한 ‘자바FX’프로그램은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한국 기업들과 자바 FX 기반의 단말기와 냉장고·TV 등 가전제품은 물론 홈오토메이션 부문에서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 들어 썬은 삼성과 함께 ‘자바폰’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개발 중인 삼성 단말기를 들어 보이며 “삼성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디지털 기술을, 썬은 세계 최고의 서버·소프트웨어(SW)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자바폰은 애플의 ‘아이폰’보다 싸면서 성능은 더 뛰어난 개인정보단말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어도 다른 사람과 공유해야 시장이 더 커지고 가격이 싸진다고 했다. 그런 만큼 썬은 모든 기술을 전 세계 기업과 나누고, 서로 잘하는 부문을 공유하기 때문에 자바 기반의 제품이 더 쉽게 개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한국 기업들은 모든 것을 다하려다 좌절하고 실패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직원들의 해외여행이 많다고 항공기를 개발할 필요는 없다. 좋은 제품들을 아웃소싱으로 사서 잘 활용해 주력 사업을 키우는 데 효과를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맥닐리 회장은 이번 해외 출장에서 다른 나라 방문 일정 없이 한국만 찾았다. 썬이 ‘IT 강국’인 한국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 준다. 2박3일 일정으로 8일 밤 서울에 온 그는 10일 아침 미국으로 떠나기 때문에 이날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IT 기업 최고경영자(CEO) 조찬회를 시작으로 ▶기자간담회 ▶한국전자전 기조연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등 주요 대기업 경영진 미팅 ▶썬 한국법인 임직원 만찬 등의 강행군을 했다.

맥닐리 회장은 지난해 CEO 자리를 조너선 슈워츠 사장에게 넘겼다. 이에 대해 그는 “2001년부터 닷컴 경기가 가라앉아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경쟁사들을 적대적으로 대했던 경영스타일도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에게 독설을 퍼부은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은 썬은 최근 MS 등 경쟁사들과 잇따라 제휴하고 네트워크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명가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이원호 기자

◆썬마이크로시스템즈=맥닐리 회장이 1982년 스탠퍼드대 동문들과 함께 만든 회사. 썬(SUN)은 스탠퍼드 대학 네트워크(Stanford University Network)의 약자다. 네트워크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프로그램 언어인 ‘자바’가 대표 상품이며, 기업용 서버컴퓨터와 네트워크 운영 체제, 대용량 저장 장치 등의 사업을 한다. 지난 회계연도(2006년 7월∼2007년 6월)에 전 세계 4만여 명의 직원이 1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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