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에 퍼진 무성한 북한 소문들-김일성독살.핵보유說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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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2만명의 조선족들이 모여살고 북한과의 접경지가 무려 5백22.5㎞에 달하는 중국 길림성내 조선족자치주 연변은 폐쇄된 북한사회의 실상을 엿볼수 있는 정보의 보고다.
특히 친척방문을 가장한 조선족 보따리장수들은 북한의 방방곡곡을 누비며 공개채널로는 도저히 알기 어려운 북한서민의 애환등 깊숙한 생활상까지 적나라하게 파헤쳐주기도 한다.
때문에 북한에 큰 사건이 터질때마다 延邊은 풍성한 소식으로 가득찬다.이번 金日成사망때도 예외는 아니어서 북한이 일체의 통행을 불허했음에도 불구,독살설.金父子다툼설등 갖가지 소문이 꼬리를이었다.
金日成이 사망한 8일부터 추모대회가 열린 20일까지 약 2주간에 걸쳐 연변 조선족들 사이에 회자됐던 소문들을 항목별로 정리해본다.
◇金日成 타살설=9일낮 金日成사망 발표직후 연변엔 독살등 사고사의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남북정상회담등 金日成의평화통일방안을 못마땅하게 여긴 반대파의 쿠데타로 묘향산별장에서총격전이 벌어졌다는 그럴듯한 정황까지 곁들여졌 다.지난달말까지왕성한 활동을 보인 金日成이 갑자기 숨진 것은 타살일 가능성이높다는 추정속에 급속히 확산됐던 이 소문은 그러나 시신이 공개되면서 꼬리를 감추었다.
◇金父子다툼설=최근 사망 당시 북한에 머물렀던 중국 고위간부의 말을 인용,金日成-金正日간에 통일방안을 둘러싸고 의견충돌이있었고 총격끝에 사망했다는 설이 새롭게 퍼지고 있다.
金日成은 지난4~6일 묘향산에서 당간부및 군장성들을 소집,특별회의를 개최했는데 金正日이「무력통일」을 고집하며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던 金日成에게 정면으로 도전,커다란 쇼크를 안겼다는것이다. 특히 金正日은 올해초부터 아버지와 사사건건 의견충돌을빚어 갈등끝에 4월부터는 아예 북한을 떠나 쿠바에 머물러 왔으며 지난 6월말 카터 前美대통령의 訪北에 앞서 급거 귀국했다는소문도 있다.
◇金正日 落馬說=평소 스피드광으로 알려진 金正日이 지난 3월말 평양의 한 승마장에서 낙마,뇌를 크게 다쳤다는 소문도 줄기차게 나돈다.이 사고로 당시 중국 瀋陽에서 6명의 전문의가 평양으로 긴급 파견돼 장시간에 걸친 대수술끝에 가까 스로 위험한고비를 넘겼으나 아직도 정상적인 집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후유증이 크다는 것이다.이같은 소문은 지난해 10월에도 나돌았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金日成장례식 전후 TV에 비친 모습은 가짜이며 金正日은 이보다 훨씬 더 초췌하다는 풍문도 있다.
또 20일의 추도대회후 퇴장하는 金正日이 다리를 절룩거리는 것을 TV에서 보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장례식 연기이유=상식을 뛰어넘는 장례식 연기는 후계구도를 둘러싼 노장파와 소장파의 마찰때문이었다는 소문도 있다.金正日을따르던 원로들은「총한번 안쏴본」金正日의 정권장악에 우려를 표명,국가주석직만큼은 金英柱등 원로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펴 金正日추종의 소장파들과 심각한 대립이 있었다는 것.
그러나 일부 인사는 지난 12일부터 평양에서 黨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가 비밀리에 개최돼 모든 권한을 金正日에게 집중시키기로 결의했으나 무슨 연유에서인지 金正日의 결심이 늦어지는 바람에 장례식까지 연기됐다고 주장한다.
◇핵무기보유관련=일부 인사는「아버님 생전에 통일을 못하면 지구를 깨버리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한 金正日의 호전성을 지적하면서 북한은 현재「진정한 사회주의국가」라는 제3국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문도 있다.북한은 이 맹 방에서 이미핵실험까지 끝냈다는 것이다.
[延邊=劉尙哲.崔相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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