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汎靑聯 결성계기 팩스접촉 본격화-운동권 對北접촉 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8일 西江大 朴弘총장 발언과 19일 경찰의 漢陽大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북한「구국의 소리」 錄取 지령문을 계기로 운동권학생들의 對北추종.접촉이 새삼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공안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운동권의 對북한 접촉 양상은▲방송을 통한접촉▲팩스.전화등 통신기기를 이용한 접촉▲북한공작원또는 이들의 조종을 받는 제3의 인물을 만나는 대인접촉등 세가지로 대별된다.
가장 초보적인 단계는 북한방송「구국의 소리」를 청취하고 이를근거로 자신들의 투쟁이념을 설정하는 논리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85년 高麗大에서 있었던 全大協 발족식에「함성」이라는 제목으로「구국의 소리」방송녹취문이 실린 유인물이 뿌려진 이후 지금까지「깃발」또는「구국의 소리」등 다양한 이름의 유인물로 만들어져 대학구내에 공공연히 모습을 보이고 있다.
80년대말 대부분의 운동권학생들은 이 녹취문을 학습과 토론을위한 교재로 활용했으며 이를 근거로 학생운동의 나아갈 방향과 이념.투쟁논리를 개발해냈다.
방송청취는 청취 자체가 자유롭고 완벽한 비밀성을 유지할 수 있어 아직도 가장 애용되고 있고,그 내용도 단순한 남한비방이나선동차원에서 벗어나 지령차원까지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방송은 한쪽의 일방적인 의사전달일 뿐 쌍방간의 의사교환이 되지 못하는 한계 때문에 이를 극복한 방법이 팩스를 통한접촉이다.팩스를 통한 대북접촉은 91년 2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의 산하기구인 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 련)이 서울에서 결성되면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에는 全北大학생회가 평양의 金策공대와 자매결연하기위해 팩스를 교환한 사실을 팩스내용과 함께 교내 대자보에 소개,팩스를 통한 학생들의 대북접촉을 확인시켜 주었다.
19일 朴총장이 자신이 延邊에서 만난 金日成대학의 한 교수로부터『평양의 대학연구실에는 남한학생들이 보낸 팩스가 많이 있다』고 말한 사실도 이같은 팩스접촉을 구체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일례다. 특히 韓總聯은 평양의 조선학생위원회와,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은 평양시학생위원회와 각각 팩스를 통한 의견교환을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정도다.
이밖에도 공안당국은 국내의 50여개 대학 학생회가 북한대학 학생회와 자매결연하고 있고 서로의 의견교환은 팩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그러나 학생들의 명백한 위법(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와 회합.통신)에도 불구하고 공안당 국은 아직 팩스를 통한 해외기관과의 교류사실만 통신교류 추적을 통해 확인하고 있을 뿐 팩스 문건을 직접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마지막으로 공안당국이 확신하고 있는 학생들의 대북접촉은 북한공작원과의 직접접촉이다.
공안당국은 아직 운동권학생조직이 북한의 공작원을 직접 접촉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지만 대학구내에 북한에서 만든 유인물이 직접 발견되는 사실은 이를 간접적으로 증명하고도 남는다는 입장이다. 6월초 慶北大에서 발견된「구국전위」라는 유인물은 북한당국이 직접 만들어 대학내 학생을 통해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고,15일 경찰의 전남대 압수수색에서 발견된「주체의 기치 따라 참된 삶을 지향하는 한국민중」이라는 제목의 유인물 또한 북한 공작원의 도움없이는 작성할 수 없다는 것이 공안당국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편 공안당국은 이와관련,『주사파학생들의 배후에는 남한의 좌익조직인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社勞盟)이 있고,사로맹 배후에는 金正日의 직접지시를 받는 북한의 사회주의노동자청년동맹(社勞靑)이 있다』는 朴총장의 주장에 대한 사실확인 작업 을 벌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社勞盟이 주사파와 운동노선을 명백히 달리하는 PD(민중민주)계열이라는 점에서,즉 주사파가 金日成의 주체사상을 근거로한 운동노선을 택하고 있는 반면 社勞盟은 남한의 노동자를 주축으로 한 사회주의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어 검찰 은 朴총장의주장에 다소 다른 시각이다.
89년 출범한 社勞盟은 사회주의 폭력혁명을 통한 사회주의국가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92년 朴基平(필명 朴노해)등 핵심간부 39명이 체포되면서 와해됐고,현재는 잔존세력만이 미미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공안당국은 파악한다.
이에 비해 社勞靑은 舊소련의「콤소몰」(공산주의청년동맹)과 같은 청년조직으로 회원만 5백여만명에 이르는 북한 최대의 정치단체로 북한 청년은 물론 남한 각계각층 청년과의 통일전선을 강화,反美자주화와 통일투쟁을 벌이고 金正日후계체제를 강화하는 것을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崔熒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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