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무술극 ‘점프’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유니언 스퀘어 극장에서 개막 공연에 나섰다. 세계적인 영화배우 커플 브래드 피트(아래 사진(左))와 앤절리나 졸리(아래 사진(右)) 가족도 공연을 보기 위해 이날 무대를 찾았다. [예감·포커스 신문 제공]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가 마침내 세계 공연계의 심장부 뉴욕에 입성했다. 7일(현지시간) 오후 7시10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의 대표 극장인 유니언 스퀘어 시어터(499석)에서 공식 개막 공연을 가졌다. 2주간의 사전 공연으로 이미 입소문은 나 있던 터. 객석을 가득 메운 뉴요커와 관광객들은 1시간20분 동안 끊임없는 웃음과 박수로 무대에 화답했다.
◆한국적 정서가 물씬=뉴욕 공연은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2002년 초연 이후 지금껏 스페인.그리스 등 11개국, 20개 도시를 돌며 다양한 인종과 사람들로부터 이미 검증 받았다는 자신감이 물씬 풍겨 나왔다. 카리스마 넘치는 할아버지, 주눅 든 아버지와 술병을 끼고 사는 삼촌, 괄괄한 어머니, 그리고 애교와 엉뚱함이 뒤섞인 딸로 구성된 5인 가족이 벌이는 이야기가 뼈대다.
연출가 최철기씨는 "가부장적인 가족 환경이 조금 낯설지 않을까 싶어 손을 대려 했으나 오히려 미국 제작사 측에서 '한국적 요소가 있어야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경쟁력이 생긴다'고 해 적극 수용했다"고 말했다.
관객이 무대로 갑작스레 불려 나오는 대목에서 객석의 흡인력은 가장 높았다. 머리 희끗한 백인 중년 남성의 어설픈 태권 동작은 노련한 한국 배우들의 치밀한 계산과 딱 맞아떨어지면서 웃음의 농도를 더욱 높여 줬다. 쓰러질 듯 뒤뚱거리던 노인이 사뿐히 공중제비를 돌거나, 벽을 타고 올라가 마치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처럼 고공 점프를 하는 장면 등에선 '와-' 하는 탄성도 빠지지 않았다. 커튼콜 땐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공연 뒤 관객의 반응도 뜨거웠다. "가족극으로 최고" "무술이 이토록 유머스럽게 변형된 건 처음 본다"고들 말했다. 브래드 피트의 소감은 "그레이트(great)"였다. '점프'의 미국 측 파트너인 컬럼비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사(CAMI)의 마크 마르소 대표는 "단순한 무술과 유머가 아닌 삶에 대한 긍정과 낙관, 그리고 가족에 대한 따뜻함이 '점프'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평했다.
◆전 세계로 비상='점프'는 지금껏 뉴욕에 진출한 한국 공연 중 최초로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현지 교민을 대상으로 한 '위문 공연'이나 '국내 홍보용' 수준과는 궤를 달리한다. '점프'의 뉴욕 공연 판권을 산 CAMI는 '스톰프' '스노 쇼' 등을 뉴욕에 입성시킨 브로드웨이 최고의 공연 기획사. 세계적인 공연기획사가 '점프'의 경쟁력을 인정한 셈이다. 계약 조건은 손익분기점 이전까진 매출의 9%, 이후엔 12%를 로열티 형식으로 지급받게 된다. 해외 자본과의 협력도 차별점이다. '점프' 뉴욕 공연은 한국.미국.일본의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슬랩 해피 프로덕션'이란 미국 법인 회사가 실질적으로 진행한다. 캐릭터 머천다이징, 애니메이션, 영화로의 '원 소스 멀티 유스'도 준비 중이다.
뉴욕=최민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