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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 분위기로 승부건다-내용보다 조명.배경음악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스토리보다 분위기로 승부한다」-.
TV드라마가 내용보다 조명.배경.음악등 「분위기」로 인기를 끌고있다.한끼 식사도 맛보다 식당 분위기로 선택하는 신세대들의세태를 겨냥,상투적인 내용을 볼거리.들을거리로 포장한 감각적인드라마가 화면을 누비고 있다.
MBC-TV미니시리즈『사랑을 그대 품안에』는 백화점 여직원이젊은 사장과 열애끝에 결혼에 골인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스토리.
그러나 신세대의 감각을 그대로 반영한 조명과 배경이 독특한 「포장미」를 형성하며 백화점식 재미를 안겨준다.
우선 이 드라마는 조명으로 많은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풍호(차인표)와 진주(신애라)가 레스토랑에서 밀어를 속삭이는 장면을 블루와 화이트의 수채화로 표현한 것이라든지,풍호가 카페에서색소폰을 연주하는 장면을 쇼처럼 연출한 것이 그 예다.진주의 「사랑예감」이나 풍호의 「울적한 심사」를 표현하기 위해 동원한방법이지만 시청자에게 눈요기시켜준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특히 풍호의 색소폰연주는 불과 5분 분량을 찍기 위해 조명 디자이너등 제작진이 12시간이나 작업에 매달렸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배경도 이 드라마의 중요한 「상품」이다.양재동의 모 외국브랜드 레스토랑.이태원 재즈카페.압구정동 스포츠카페등 신세대가 몰리는 공간이 화면에 쏟아진다.
이런 첨단무대는 빈약한 대사와 연기를 어느정도 덮어주고 그 자체로 볼거리가 되기 때문에 더욱 선호되는 듯하다.
KBS-2TV가 20일부터 방영할 예정인 미니시리즈『느낌』또한 제목 그대로 「한번 만나도 느낌이 중요한」 신세대를 겨냥해만든 감각드라마.
쌍둥이 삼형제가 한 여성을 놓고 사랑싸움을 벌이다가 대학졸업후 각각 직업전선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둔다는 성장극으로 스토리보다는 손지창.김민종.이정재등 출연진과 록.퓨전재즈등 인기장르를 망라한 음악이 더 돋보이는 드 라마다.
감각드라마의 잇따른 제작은 물론 유행과 세태의 반영이지만 진부한 내용을 드라마 외적 요소로 덧칠해 내놓는다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만큼 보다 내실있는 극본과 연출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姜찬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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